연초 가요계는 걸그룹 여자친구를 빼놓고 설명이 불가능하다. 여자친구의 세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는 2월 내내 각종 차트를 흔들었다.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400시간 넘게 1위는 물론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 트로피만 무려 15개를 쓸어담았다. 데뷔 1년을 겨우 넘은 걸그룹의 기록적인 행보다. 한국스포츠경제와 나이가 같은 여자친구의 여섯 멤버를 창간 1주년 기념으로 만났다.
-데뷔 1년 만에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
엄지="데뷔곡 '유리구슬'에 '믿기지 않는 기적이 찾아온 거야'라는 가사가 있다. 노랫말처럼 됐다. 천 번 가까이 노래를 들으며 데뷔 준비를 하면서 기적이 오길 바라고 있었다. 정말 감사하고 꿈만 같다. 끝까지 가사처럼 깨지지 않는 유리구슬 같이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15관왕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예린="데뷔도 믿기지 않는데 신인상을 받고, 15관왕은 정말 안 믿어진다."
유주="주변에서 '두 개씩 나눠가져도 몇 개 남겠네'라고 말하는데 트로피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하다. 하나씩 모일 때마다 기분 좋기도 하지만 책임감이 더 깊어진다.
엄지="한 음악 방송 감독께서 '너희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는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강하게 와 닿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체감을 못했는데 곱씹어볼수록 확 밀려오는 무언가가 있다."
-한창 잠도 못 자고 눈코 뜰새 없이 바쁠 시기다. 다들 가녀린 체구인데 체력은 문제 없나.
엄지="안 힘들면 거짓말이다. 체력이 방전 돼도 좋아해주는 팬을 보면 힘이 난다. 라디오나 음악 방송 끝날 때 기다려주는 팬의 규모가 요즘 확 달라졌다."
소원="사실 이번 앨범은 준비할 시간이 정말 촉박해서 무척 불안했다. 잠 안자고 시간을 쪼개서 몸과 마음이 다 힘들었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다 회복되는 것 같다."
예린="일정 끝나고 물건을 사러 한 매장에 들어갔는데 우리 앨범의 수록곡이 나오더라. 아 정말 내가 가수로 데뷔했구나 실감났고 매장에게 감사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님에도 가파른 성장에 '흙수저 신화'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소원="우리는 흙수저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웃음). 데뷔 전에 주위에서 오히려 걱정이 많았다. 사실 우리는 지하 연습실도 다른 큰 곳보다 아늑하고 좋았다. 정말 딱 '우리'라는 패밀리즘이 있다. 회사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기획력도 뛰어나고 부족한 것 없었다."
예린="정말 부족함 없이 자랐다.(웃음)"
-화려한 1년,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은하="데뷔한 순간부터 우리의 목표였던 신인상을 받았던 때다."
소원="데뷔 무대였던 지난해 1월 15일을 잊을 수 없다. 당당하게 가수라는 직업이 생겼고 우리가 탄생한 날이다. 언제 이룰까 꿈꿔오던 순간이었다. 앞으로 갈 길이 멀었지만'아 됐다, 했구나!' 절로 중얼렸다."
신비="시상식에서 다른 팬이 우리 노래를 따라 불러줄 때 정말 감동이었다."
-무대 위에서 여덟 번 넘어졌던 순간을 잊은 건가.
유주="부족한 부분이었는데 많이 응원해줘서 정말 큰 힘이 됐다. 그 때는 정신 없어서 아프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렇게 넘어져도 금세 일어나 무대를 완성하려는 자세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유주="넘어진 기억은 빨리 지우고 바로 일어나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신비 한 번에 내가 일곱 번 쓰러졌다. 그 날 무대 끝나고 보니 마이크 잡던 손이 부었다. 병원에 갔더니 실금이 났다.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아서 금방 나았다."
-가수 활동의 꽃은 정산이다. 그 날이 오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나.
소원="부모님이 용돈을 주시면 통장에 항상 아버지 혹은 어머니 이름이 적힌다. 반대로 부모님 통장에 내 이름이 적히면 얼마나 뭉클하실까 상상만 해도 좋다."
유주="예전에 빨간 내복을 사 드린 적 있는데 무척 좋아하셨다. 이번에는 현금으로 몽땅 드리고 싶다."
-이번 활동이 곧 끝나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엄지="휴가를 기대한다. 과연 가능할지(웃음)."
-지금 이 순간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여섯 멤버 모두="잠!"
-휴가가 생긴다면?
신비="혼자 이곳 저곳 탁 트인 곳을 찾아 돌아다니고 싶다."
예린="동물원을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찾아가서 동물 친구들과 인사하고 싶다."
유주="향수에 젖는 걸 좋아한다. 예전에 자주 가던 곳, 살던 동네 놀이터나 학교 등을 찾아가고 싶다."
엄지="중학교 선생님께 사인 CD를 드리러 찾아 가겠다. 데뷔 하기 전에 참 격려를 많이 해주던 선생님이셨다."
소원="계속 자고 싶다."
은하="그 동안 만나지 못한 보고 싶은 친구과 모처럼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주="멤버들한테 고맙고 수고한다고 말하고 싶다. 함께라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었다. 정말 제2의 가족이다."
예린="가족보다 더 많이 본다.(웃음)"
엄지="24시간 붙어있는데 할말이 참 많다. 어디서 그렇게 소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소원="올해 더 열심히 준비해서 새로운 모습, 좋은 모습으로 많이 찾아 뵙겠다. 다양한 곳에서 활발한 여자친구를 기대해주길 바란다."
사진=쏘스뮤직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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