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코앞에 둔 우리 정치권에서 샌더스 마케팅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이 사회 불평등 해소와 기성정치에 대한 반기를 제기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바람을 일으켰다. 비록 ‘슈퍼 화요일’경선에서 대세를 놓쳤지만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마저 ‘샌더스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더불어민주당 뉴파티위원회는 3일 국회에서 ‘버니 샌더스, 더민주 혁신을 말하다’토론회를 열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샌더스 돌풍의 배경을 냉정하게 파악해야 하며 미국의 심화된 불평등은 우리 현실과 다르지 않다”면서 “더민주는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수 차례 ‘샌더스 돌풍’을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경제 민주화”라고 자신의 정책과 연결시킨 바 있다. 올해로 75세인 김 대표가 한 살 차이인 샌더스(74)와 이미지가 비슷하다며 ‘진보 할아버지론’까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역시 본인의 지향점이 샌더스의 목표와 같다면서 제스처까지 따라 하고 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샌더스의 재미없는 연설에도 미국의 젊은이들은 한국의 가수 빅뱅의 콘서트만큼 열기를 보였다”라며 “샌더스가 성공하든 못하든 샌더스는 ‘도전자 브랜드’만이 미국과 한국의 야권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민주정책연구원의 문병주 연구기획실 실장은 “샌더스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짚어내 환호를 받았다. 정당의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들의 뜻을 담아내는 것”이라며 배제의 논리가 강한 정치권의 운동권적 풍토를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권미현 뉴파티위원장은 “공천의 소용돌이 속에서 혁신은 놓치지 않겠다”며 ▦기득권과 패권이 없는 열린 정당 모델 ▦경제민주화ㆍ복지국가의 선거강령 채택을 과제로 제시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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