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51. 7개월 혼종견 베컴
지난 해 11월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서울 은평 뉴타운 재개발로 생긴 빈집을 활용한 사설보호소에서 눈도 뜨지 못는 강아지 열 마리를 구조했습니다. 초겨울이었지만 물도 얼어버리는 추위에 차가운 땅은 강아지가 살아가기에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기 때문인데요.
이곳 보호소 운영자는 재개발 대상 지역 주민들이 집을 떠나며 버리고 간 개들을 구조해 키워왔습니다. 하지만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개들의 중성화에 신경을 쓰지 못했고 건강 상태도 악화되기도 했어요.
베컴과 함께 구조한 강아지들은 하나 둘 새 가족을 찾아 모두 입양을 갔지만 조금 덩치가 있어서 일까요. 베컴만 카라의 보호소 카페 아름품에 남게 되었습니다.
베컴(7개월·수컷)은 코커스패니얼을 닮은 외모로 짝퉁 코커스패니얼을 줄여 짝코라고 불렸지만 성장할수록 근육질의 늠름한 외모가 돋보여 베컴이라는 새 이름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8㎏정도 나가는데요, 다 크면 10㎏ 정도 중형견이 될 것 같다고 해요. 아직은 겁이 많아서 낯선 사람을 보면 두려워하지만 워낙 성격이 순하다 보니 손길을 거부하지는 않고요,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면 폭풍 뽀뽀를 안기는 애교쟁이입니다. 특히 자기를 예뻐하는 활동가들에게는 먼저 다가가 뽀뽀를 한다고 해요.
활동가 누나, 형들은 베컴이 밥을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고 마른 체형이라 걱정인데요, 새로운 가족을 찾게 되면 성격도 활발해지고, 체격도 더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해요. 베컴과 함께 구조된 다른 친구들은 이미 한 가족의 일원이 되어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베컴도 하루 빨리 따뜻한 가족과 만나기를 바랍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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