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25년째 등대를 지키며 항로표지 점검원으로서의 기본임무는 물론, 다방면으로 활약해온 김흥수(48) 부산해양수산청 소속 등대장을 첫 번째 ‘바다지킴이’로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바다지킴이는 해양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이달 처음으로 도입됐다. 해수부는 매달 한 명씩을 선정해 해양수산부장관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김 등대장은 우리나라 최서단에 있는 격렬비열도 등대에서 근무를 시작해 25년째 등대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영도 등대에 근무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도입된 영도등대 해양문화공간에서 여름등대학교와 등대스테이 운영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가 지킨 건 단지 등대 만이 아니었다. 2004년 영도 등대 근처 수산물 판매 시설들이 난립해 환경이 훼손되고 심지어 관광객 안전도 위험해져, 부산시청 등에 문제를 제기해 안전하게 정비됐다. 6년 전에는 부산 영도등대 인근 해안절벽에서 뛰어내리려던 40대 남성을 발견하고 만류해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김 등대장은 요즘 등대를 찾아오는 관광객을 위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광 해설사도 자원하고 있다. 그는 “늘 육지와 떨어져 지내다 보니 아이들의 졸업식 등 가족 행사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어려운 작업환경 속에서도 열정을 갖고 근무하는 모든 이를 대표해 수상한 것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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