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색 양말에 흰색 운동화. 빛이 바란 청바지에 청재킷을 입고 껄렁하게 걷는 폼이 꼭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동룡이를 보는 듯 하다. 맥락 없이 목에 걸친 빨간색 스카프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실소가 터진다. 이 ‘패션 테러리스트’는 바로 가수 에디킴. 지난 1일 공개한 신곡 ‘팔당댐’ 댐 버전 뮤직비디오 속 모습이다.
‘팔당댐’의 댐 버전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곡명에 맞춰 에디킴이 직접 경기 하남시 팔당댐에 가서 찍은 영상이다. 콘셉트는 복고다. 1980년대 노래방에서 봤을 법한 자막에 대놓고 싼 티 나게 찍은 영상에 촬영 장소를 팔당댐으로 설정한 게 웃음포인트다. 엉뚱한 ‘병맛 코드’로 허를 찔러 웃음을 자아낸 것이다. ‘팔당댐’은 노래를 부른 에디킴을 댐으로, 그의 매력에 걸려든 여성들을 물로 비유해 재미를 준 곡이다.

숨은 공신은 따로 있다. ‘팔당댐’의 댐 버전 뮤직비디오의 콘셉트를 잡아준 건 남성듀오 UV의 뮤지다. 뮤지는 방송인 유세윤과 함께 ‘이태원 프리덤’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등 B급 문화를 지향하는 노래를 만들어 웃음을 준 음악인이다. 곡 제목을 들은 뮤지는 에디킴에 곡 제목에 맞춰 팔당댐에 가서 촬영할 것을 제안했다. 의상 콘셉트는 ‘청청패션’을 추천했다. 뮤직비디오 촬영에 든 제작비는 단돈 5만 2,000원이다. 촬영은 지난 2월 진행됐다.
10만 원이 채 안 든 ‘팔당댐’의 댐 버전 뮤직비디오는 지난달 23일 먼저 공개된 고퀄리티의 오리지널 뮤직비디오보다 오히려 반응이 뜨겁다. ‘팔당댐’의 댐 버전 뮤직비디오를 본 네티즌은 ‘진짜 팔당댐가서 찍었네. 진짜 웃기더라. 반전’(angl****)’, ‘팔당댐 뭐야 ㅋㅋㅋ. 아침부터 웃네’(yan***), ‘이런 약X 매우 좋습니다’(白夜****) 등의 반응을 기사 댓글란에 올리고 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