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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김무성 vs 느긋한 이한구

입력
2016.03.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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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공천심사 놓고 신경전 가열

金 “경선 일정 시간 촉박” 속도 주문

李는 “열흘 내 중대 발표 없다” 여유

김무성(왼쪽)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진하 사무총장에게 무언가 얘기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무성(왼쪽)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진하 사무총장에게 무언가 얘기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심사 진행 속도를 놓고도 비박ㆍ친박계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일 열린 의원총회 비공개 시간에 “오늘은 반드시 선거구 획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며 “그래야 이동통신사에 여론조사에 필요한 안심번호를 요청해 차질 없이 경선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표면적으로는 선거구 획정안의 처리를 강조했지만, 사실상 공관위를 향해 공천 업무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한 것으로 들렸다”고 전했다.

공관위는 현재 공천신청자 면접 결과, 공관위에 들어온 제보, 사전 여론조사 등을 바탕으로 경선 참여 부적격자 선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총선 후보자 등록일(24, 25일)을 생각하면 결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한 당직자는 “예년대로라면 단수 후보 지역부터라도 공천 확정자를 발표하기 시작했어야 한다”며 “안심번호 요청, 지역별 여론조사 방식 결정, 경선 일정 확정, 단수ㆍ우선추천 지역 선정, 최고위원회의 의결 등 남은 과정을 생각하면 시간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걱정했다.

더구나 비례대표 공관위는 구성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당헌에는 비례대표 공관위를 따로 둘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당내에서는 현재의 공관위에서 함께 맡는 ‘원스톱’ 처리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 대표도 비례대표 공관위원장 인선을 놓고 또다시 친박계와 갈등이 불거질 것을 의식해 원스톱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느긋한 모습이다. 이 위원장이 1일 오후 2시 잡혀있던 공관위 전체회의를 당일 오전 갑자기 취소하고, 전날에도 저녁 8시쯤 서둘러 회의를 마무리하자 공관위 안에서도 의도적 속도 조절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도 이 위원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지금 시간에 쫓기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렇더라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자들과 만나서는 “앞으로 열흘 안에는 중요한 이야기(공천 확정)는 없을 것”이라며 “(선거구 획정안 처리가 지연돼) 일정이 막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비박계에서는 “이 위원장이 시간에 쫓겨 경선 지역을 최소화하려는 지연작전을 편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공관위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공천 일정에 문제가 없이 공명정대하게 하겠다”며 “최근 당내에 도는 유언비어(살생부설)에 흔들리지 마시라”고 의원들을 다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서상현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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