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 이후 어렵사리 본회의가 열렸지만 여야는 고성과 막말을 주고 받으며 충돌했다.
야당 의원들은 오후 9시 30분 본회의가 시작된 지 10분도 안 돼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정 의장이 모두 발언에서 “그동안 필리버스터를 통해 야당 의원들은 테러방지법은 무제한 감청을 허용하는 법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곧바로 야당 의석 쪽에서 “의장이 왜 찬성 토론을 하느냐”, “사회를 보라”며 항의와 야유가 쏟아졌다.
이에 정 의장은 “사회나 보는 것이 의장이 아니다”라며 반박한 후 발언을 이어갔고 일부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장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장석까지 나와 항의했다. 이에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원내지도부가 이를 말렸으나 이춘석 더민주 원내수석까지 나와 가세하고 여당 의원들이 “조용히 좀 하시라” “의장 권한이다”라고 반박하며 고성이 오갔다.
항의가 계속되자 정 의장은 “직권상정하게 된 부분만 발언하겠다”고 했고 이에 야당 의원들은 “대한민국에 사과하세요”,“지금이 국가비상사태입니까”라고 계속 반발했다. 정 의장은 고성과 야유 속에서도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며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고 북한이 노골적인 테러 위협을 가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확인되는 마당에 손을 놓을 수 없었다”고 직권상정 이유를 밝혔다.
여야 대치는 이후 10여분간 이어졌고 정 의장은 “여러분들이 그렇게 떠드시면 국민들이 제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여러분들은 192시간 동안 할 이야기를 다 하지 않았느냐”며 “19대 국회 마지막이라도 상식이 통하는 국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한 뒤 발언을 마쳤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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