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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원고 ‘존치교실’ 갈등 꾸준한 대화만이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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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원고 ‘존치교실’ 갈등 꾸준한 대화만이 해결책이다

입력
2016.03.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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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학생들이 희생된 단원고의 신입생 입학식이 어제 열렸다. 재학생 학부모들이 참사 당시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문 폐쇄 등 실력행사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집단 행동을 유보해 우려했던 불상사는 없었다. 대신 재학생 학부모와 4ㆍ16 가족협의회는 ‘사랑하는 단원 가족들에게 드리는 글’을 공동명의로 냈다. 이들은 “모든 학부모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고 있으니 신입생과 재학생들은 선배들이 못다 한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약속대로 이른 시일 내에 슬기로운 합의를 이뤄내길 기대한다.

단원고에는 희생 학생들이 쓰던 교실 10개가 그대로 남아 있다. ‘기억교실’, ‘추모교실’로 불리며,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희생된 학생들을 기억하기 위해 사고 전 모습 그대로 보존돼있다. 의자와 책상 등에 꽃다발과 편지, 메모지 등이 놓여있다. 그간 재학생 학부모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은 교실 존치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교육 환경에 좋지 않고 교실도 부족하니 존치교실을 없애라”고 요구해온 반면, 유가족들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없는데 교실부터 없애 기억을 지우려 한다”며 반대해 왔다. 양쪽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지난달 예정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재학생 학부모 등의 저지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적극적 중재 역할을 해야 할 경기도교육청이 책임을 방기해 사태가 장기화됐다. 신입생 300여명의 입학을 코앞에 두고도 부족 교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재학생들이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분간 과학실과 음악실 등 특별활동실을 사용할 수 없고, 교장실은 컨테이너로, 교무실은 도서관으로 옮기게 됐다.

그나마 교육청이 종교계에 중재를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져 지난달 28일 4ㆍ16 가족협의회와 재학생 학부모 등이 만나 상호 이해와 소통을 통한 사회적 합의로 교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합의한 것은 다행이다. 사실 존치교실 문제는 세월호 참사와 그 후 진상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책임 회피 등과도 연관돼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사안이다. 그런 점에서 “참사의 가장 큰 상징인 교실을 아무런 사회적 고민이나 논의 없이 철거해선 안 된다”는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하지만 심리적 불안감과 우울감, 죄책감 등으로 정상적 교육을 받기 어렵다는 재학생 학부모들의 하소연에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결국은 당사자간에 꾸준한 대화와 상호이해를 통한 해결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희생자와 재학생 모두를 껴안는 해법을 내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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