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2시간 31분… 이종걸에 발목 잡힌 국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2시간 31분… 이종걸에 발목 잡힌 국회

입력
2016.03.02 20:00
0 0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마지막 주자로 나서 울먹이며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마지막 주자로 나서 울먹이며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필리버스터 신기록 세우며 종료

“법안 처리는 뒷전인 채…”혹평도

역사에 최장 필리버스트 기록과 함께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더불어민주당이 1일 밤 테러방지법 처리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지만 마지막 주자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다음날 아침부터 12시간 넘게 발언을 이어가는 바람에 본회의가 지연되면서 국회가 하루 종일 멈춰 섰다.

이 원내대표는 2일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에 대한 사과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오늘 (테러방지법) 수정안이 될 때까지 버티겠다”며 “갑작스런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이 용서할 때까지 이 자리에 서 있겠다”고 말했다. 끝내 감정에 북받쳐 눈물까지 보인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12시간 31분이 지난 이날 오후 7시 32분에야 단상에서 내려왔다. 이는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의 필리버스터 최장기록(11시간 39분)을 깬 것이다. 이로써 필리버스터는 지난달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한 지 192시간 25분 만에 공식 종료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테러방지법을 먼저 통과시키고 북한인권법과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등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이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가 예상외로 장시간 이어지자 줄줄이 지연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하루 종일 국회 부근에서 대기하며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수시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처리가 불발되지 않도록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날 이 원내대표의 ‘신기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장기간의 필리버스터로 테러방지법 반대의 절박함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원내대표라는 자리에 걸맞지 않게 국회 상황은 뒷전에 둔 채 기록 경신에만 매달렸다는 혹평도 만만치 않다. 전날 필리버스터 지속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 결국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중단을 강하게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인 이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최대한 유예하며 비대위의 결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필리버스터는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장치인데, 이미 여당과 법안 통과를 합의해 놓고 최장기 필리버스터를 한 것은 ‘발목 야당’의 이미지만 덧씌우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이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