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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서 아동 학대 의심되는데... 참관하려면 7일 前 신청서 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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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서 아동 학대 의심되는데... 참관하려면 7일 前 신청서 내라니”

입력
2016.03.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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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보육사업 안내’ 지침 논란

“일주전이라도…” 조항 추가 검토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부모가 어린이집을 참관하려면 7일 전 미리 신청해야 한다는 정부 지침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의 ‘2016년 보육사업 안내’ 지침에 따르면,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의 보호자가 어린이집의 보육환경, 보육내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참관하려면 참관희망일 7일 전까지 어린이집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지침은 지난 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학대가 논란이 되자 ‘영유아보육법’에 보호자의 어린이집 참관요구 권한이 신설되면서 만들어졌다. 논란이 되는 것은 참관희망일 7일 전까지 신청서를 내라는 부분이다.

학부모들은 학대 등 안전 관련 문제가 의심되면 한시라도 빨리 어린이집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싶지만, 예고기간이 길면 어린이집이 미리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21개월 아들을 둔 이모(32)씨는 “아이가 평소 안 하던 행동을 하면 최대한 빨리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참관 신청 1,2일 후에는 참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동학대가 의심되거나 식중독에 걸리는 등 위급한 상황에는 경찰이나 공무원 등과 함께 어린이집을 방문해 폐쇄회로(CC)TV 등 관련 자료를 바로 열람할 수 있고, 어린이집 선생님과의 면담도 수시로 가능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참관’이 필요한 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워킹맘 임수정(33ㆍ가명)씨는 “어린이집을 감시할 수 있는 다른 제도들도 있는데 암행어사처럼 불시에 참관까지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여러 부모가 갑자기 참관을 연속적으로 요구하면 아이 보육환경도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 한 어린이집 원장은“지금까지도 부모의 요청이 있으면 참관을 하도록 해 왔다”며 “어린이집에 대한 감시로 아동학대를 다 해결하겠다는 접근 자체가 잘못 됐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복지부는 참관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보호자가 어린이집 수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인 만큼 어린이집이 최소 7일 정도는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수영 복지부 보육기반과장은 “이 지침은 신청 7일 내에는 참관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와 어린이집이 합의하면 그 전에도 참관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7일이라는 기간은 그대로 유지하되,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면 ‘7일 전에도 참관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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