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연패에 빛나는 전북 현대가 지난 1일 중국 난징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E조 조별리그 2차전 장쑤 쑤닝(중국)과 원정경기에서 졸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내용을 두고 전북이 이런 경기력을 보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는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조직력이다. 최근 스타 선수들이 대거 영입되며 표면상 전력은 급상승했지만 내실을 제대로 다질 시간이 부족했다. 전북은 이동국 이재성 레오나르도 등 우승을 이끈 핵심 멤버들이 대부분 잔류한 데 이어 국가대표 공격수 김신욱을 비롯한 김보경 김창수 이종호 고무열 최재수 로페즈 파탈루 등 정상급 선수들이 무더기로 들어왔다.
이는 탄탄하고 짜임새 있던 전북 축구를 오히려 흔들리게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장쑤전에서 여실히 드러난 전북의 조직력 부재에 대해 "워낙 스타 선수들이 많아 초반 조직력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더블 스쿼드(2개팀)를 구성할 수 있다 해도 기본 주전 1진은 있어야 한다. 1진과 거의 차이를 두지 않는 2진이 있어야지, 1진이 많은 건 팀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진단했다. 주전부터 확실히 정하고 조직력을 다져나가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경기 내내 휘청거린 수비력은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 숙원인 ACL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중국의 '황사 머니'로 유입된 유럽파 공격수들의 막강 화력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걸 장쑤전이 가르쳐줬다. 전북 수비진을 제멋대로 휘저은 알렉스 테세이라(약 667억원) 하미레스(약 435억원) 조(26억원) 등 3인방의 효과는 대단했다. 외국인 트리오는 공이 연결만 되면 뭔가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전북 입장에선 무엇보다 지난달 19일 이적료 600만 달러(약 74억2,000만원)에 상하이 선화로 전격 이적한 중앙 수비의 핵 김기희(27) 공백이 컸다. 최강희(57) 전북 감독도 이 점을 절감했다. 그는 "중앙 수비가 흔들리면서 전체적으로 경기가 어려웠다. 2경기 동안 이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선수(김기희)가 빠져나가 감수할 부분이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수 있지만 빨리 수비 조합을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최 감독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에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오는 패스가 정확하지 못했다. 볼을 지니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않아서다. 김신욱과 이동국을 위시한 제공권은 위력적이었지만 너무 여기에만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 작업은 답답함을 연출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공간으로 많이 움직이고 창조적인 축구도 필요하다"며 "정적인 상태에서 롱패스만 시도하면 위력이 떨어진다. 공격 시 조금 더 세밀한 패스가 나오며 루트를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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