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와 FC서울은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양강’이다.
두 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번갈아 정규리그 우승(전북 2009ㆍ2011, 서울 2010ㆍ2012)을 차지했다. 전북은 2014년과 2015년,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고 서울은 작년 FA컵을 제패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이동국(37)과 김신욱(28), 김보경(27) 등 스타가 즐비한 전북은 올 시즌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서울은 유일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전북과 서울은 작년 정규리그와 FA컵 우승 팀 자격으로 13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클래식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빅 매치를 앞두고 최근 두 팀의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클래식 개막에 앞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서울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전북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북은 챔스리그 E조에서 일본 FC도쿄(홈), 중국 장쑤 쑤닝(원정)을 상대했고 서울은 태국 부리람 유나이티드(원정), 일본 히로시마 산프렌체(홈)와 2연전을 소화했다. 전북은 도쿄를 2-1로 제압했지만 장쑤 원정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서울은 부리람을 6-0으로 대파했고 3ㆍ1절에 벌어진 한일전에서 히로시마를 4-1로 잠재웠다.
원래 챔스리그가 시작되기 전에는 전북이 서울보다 한 수 위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이 클래식 11개 구단(수원FC는 응답하지 않음) 감독과 주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1위 2점, 2위 1점 부여)에서도 전북이 1위 18표(36점), 2위 1표(1점)를 얻어 서울(1위 3표 6점, 2위 15표 15점)을 압도했다. 하지만 챔스리그 두 경기를 통해 여론은 요동쳤다. 10골을 넣고 단 1골만 내준 서울 쪽에 팬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이 전북과 개막전에서 수비수 3명을 최후방에 세우는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나설 지도 관심이다. 서울은 최근 두 경기에서 김원식(25)- 오스마르(28)-김동우(28)로 이어지는 스리백 수비를 가동해 효과를 봤다.
서울 최용수(43) 감독과 전북 최강희(57) 감독은 오래 전부터 스리백을 두고 설전을 벌여온 사이다.
최용수 감독은 작년과 재작년, 스리백을 종종 활용했다. “스리백 전술이 수비 지향적이라는 건 고정관념이다. 얼마든지 공격적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반면 ‘닥공(닥치고 공격)’의 선두주자 최강희 감독은 2014년 11월 공식 인터뷰에서 “서울이라는 팀이 홈인데도 (스리백을 쓰며) 적극적으로 안 나오면 결국은 전체적으로 경기가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며 직격탄을 날린 적이 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스리백을 기본 전술로 운용할 복안이다. 주세종(26)과 신진호(28), 데얀(35) 등 뛰어난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새로 영입한 서울의 스리백은 더욱 짜임새가 있다는 평이다. 실제 서울의 스리백 포메이션은 이번 챔스리그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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