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이사끼리 분란으로 신규임용 교사 합격자 발표도 지연
“즉시 합격자 발표… 불이행시 매일 간접강제금 100만원” 가처분결정에
뒤늦게 국어교사 채용 포기… 학생 수업차질 불가피할 듯

재단분규를 겪고 있는 경북 안동시 경안학원이 이사들간의 이견으로 일부 신규임용 교사 합격자를 발표하지 못한데 이어 법원 판결까지 무시하다가 거액의 지연이자를 물고 재단 산하 학교 계좌가 압류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자칫 거액의 재산상 손실과 함께 학사일정 마비도 우려된다.
재단 산하 경안여중이 사유지 무단 점유와 관련한 소유주와의 소송에서 패소, 해당 부지를 매입해야 할 처지가 됐으나 재단 측의 직무유기로 거액의 지연이자가 쌓이던 중 끝내 재단 산하 4개 학교회계예금계좌가 압류되는 사태로 비화했다.
학내외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안여중은 사유지 400㎡ 가량을 무단 점유해왔는데 뒤늦게 소유주가 소송을 제기, 지난해 6월 해당 부지를 재단이 7,600여 만원에 매입하라는 원고승소판결이 내려졌다. 또 이를 따르지 않으면 연리 20%의 지연이자를 내야한다. 부지 매입은 재단이사회 의결이 필요한데, 이사진끼리 대립하면서 방치하면서 지금까지 쌓인 지연이자만 800여 만원이 넘는다.
특히 최근에는 참다 못한 소유주가 재단 산하 4개 학교회계 예금계좌를 압류하는 극약처방을 내리는 바람에 해당 계좌의 출금이 중단됐다. 장기화하면 각종 물품ㆍ용역의 구매는 물론 교직원 임금 지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학사일정 마비도 배제할 수 없지만 재단이사들은 팔짱만 낀 채 방관하고 있다.
경안학원은 또 앞서 재단이사진끼리 의견이 맞지 않아 2016학년도 신규교사 채용도 파행(2월4일자 14면 보도)을 보였다. 원래 7개 과목 10명을 뽑기로 하고 경북도교육청 위탁으로 선발한 14명을 대상으로 2차 시험 및 면접까지 보았지만 이사회정족수 미달로 뒤늦게 국어과목을 뺀 채 합격자를 발표하더니 끝내 국어교사는 채용을 포기했다. 당초 공지보다 9일 늦은 합격자 발표를 통해 추후 이사회를 열어 국어과목 합격자를 발표하겠다고 해 놓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참다 못한 응시생 1명이 가처분신청을 제기, 법원 측이 “7일 내 발표하라”며 하루 100만원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하자 지난달 29일자로 ‘합격자 없음’을 공고했다. 하루 100만 원의 재산 손실이 우려되자 채용을 포기하는 꼼수를 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 학교는 기존 교사에게 더 많은 국어수업을 맡기거나 기간제교사를 긴급 채용해야 할 형편에 처했고, 이는 결국 학생들의 수업권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학부모 이모(53)씨는 “안동지역에서 사학 명문으로 발돋움하는 경안재단이 일부 몰지각한 이사들 때문에 학생피해가 우려된다”며 “경북도교육청은 이사직무대행자들을 배제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경북도교육청은 “재단측에 교사채용에 따른 이사들간의 견해 차이가 있어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며 계좌 압류건에 대해서는 진상파악조차 하지 못해 지나치게 안이한 대응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수 차례 확인요청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받지 않았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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