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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Common Man and generic names(보통 사람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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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Common Man and generic names(보통 사람의 표현)

입력
2016.03.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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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김갑돌’ ‘박을순’이라고 적는다면 외국인은 무슨 이름인지 모를 것이다. 한국어에는 철수, 영희, 갑돌, 을순 같은 보통 사람을 지칭하는 이름이 있다. 갑돌, 을순을 영어에서는 남자인 경우 John Doe 여자는 Jane Doe라 부르는데 ‘보통 남자’를 통칭할 때는 ‘John Q. Public’으로도 불러왔다. 가운데 Q가 무슨 의미이냐는 질문이 나오겠지만 그 어원도 배경도 시원치 않다. 영국의 옥스포드 사전(OED)에서는 미국의 2대 대통령이었던 John Quincy Adams의 중간명 Q를 본 딴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Reagan대통령도 John Q. Public를 ‘보통 사람’(citizens)의 의미로 사용했고 ‘John Q.’(2002)라는 영화도 나왔다. 이 용어가 유행했을 때는 파생 표현 John Q. Citizen, John Q. Taxpayer, Jane Q. Public, Jane Q. Citizen, Jane Q. Taxpayer 등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인기가 시들하고 어쩌다 듣는 정도다. 요즈음 미국의 청년층에서는 Joe Sixpack(복근이 있는 남자)이나 Joe Blow(서민층), Joe Schmoe(서민) 같은 명칭이 사용되고 있고 영국인들은 Joe Bloggs, John Smith라는 호칭이 영국인들을 지칭하는 말임을 알아차린다. 이름의 형식으로 보통 사람을 지칭하는 것은 역사 깊은 일이다. 그 인기도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보통사람을 지칭하는 사전적 어구에는 ‘man in the street’도 있다. 1800년대에 쓰이기 시작하여 1940년경 절정을 이룬 표현인데 이 말은 영국에서 아직도 쓰이는 반면 미국에서는 사용 빈도가 적다. 법정의 배심원 선정에서 ‘man in the street’ ‘reaonable man’ 같은 어구가 쓰인다. 영국의 코미디 그룹 ‘Monty Python’은 ‘man on the street’ ‘women on the street’라는 코너를 두고 농담을 한다. 누구나 아는 이 표현을 직역해보면 ‘거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때로는 거지, 노숙자라는 의미인데 실제 노숙자들은 당연히 이런 용어를 싫어한다. 현재 일부에서는 ‘Area Man’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보통 사람을 ‘average Joe’라고 부른다.

시대가 변하면서 ‘보통 사람’(common people, ordinary people)의 지칭도 변하고 인기도 달라진다. 다만 평등의 관점에서 왜 하필 man이 들어가느냐 반론이 나올 수 있다. 남녀 불문의 중립 언어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과거 노태우 정부가 ‘보통사람’ 얘기를 할 때에는 Ordinary People로 번역됐고 부시 대통령의 부인 Barbara는 ‘I’m not somebody, I’m just anybody’처럼 특별한 사람(somebody)이 아니라 ‘아무나 될 수 있는 anybody’라는 용어로 풀이된 적도 있다. ‘보통 사람’의 용어는 보통처럼 쉬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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