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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광등 숨긴 암행순찰차, 출동 30분 만에 전용차로 위반 3대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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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광등 숨긴 암행순찰차, 출동 30분 만에 전용차로 위반 3대 적발

입력
2016.03.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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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수사 등 일부 볼멘소리

“난폭 ㆍ얌체운전 잡는 백신” 각오

일반차량과 같은 외양으로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는 경찰의 암행순찰차가 1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위반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이날 처음으로 운용된 암행순찰차는 버스전용차로 위반, 갓길 주행, 난폭ㆍ보복 운전 차량 등을 불시 단속한다. 연합뉴스
일반차량과 같은 외양으로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는 경찰의 암행순찰차가 1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위반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이날 처음으로 운용된 암행순찰차는 버스전용차로 위반, 갓길 주행, 난폭ㆍ보복 운전 차량 등을 불시 단속한다. 연합뉴스

“아이가 기숙사에서 기다리고 있어서요….”

1일 오전 10시45분쯤 서울 서초구 인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다가 고속도로순찰대 암행순찰차 단속에 걸린 이모(45)씨는 어쩔 줄 몰라하며 이렇게 변명했다. 11인승 승합차 코란도 투리스모를 혼자 탄 채 버스전용차로를 달린 이씨는 ‘11인승 승합차의 경우 6인 이상 탑승해야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도로교통법 61조2항을 위반했다. 이씨에게는 범칙금 7만원과 벌점 30점이 부과됐다. 이씨는 “한남대교 부근부터 15km 가까이 버스전용차로로 달렸다. 암행순찰차가 나와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비슷한 시간 인근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던 안모(51)씨 역시 암행순찰차에 적발됐다. 그는 “승합차로는 무조건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줄 알았다”며 발뺌했다.

암행순찰차는 일반 승용차에 경광등 사이렌 전광판 등을 숨겨 놓고 법규위반 차량에 접근해 단속하는 차량이다. 이날부터 경부고속도로(양재IC~신탄진IC)에서 1차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오전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한 암행순찰단이 업무에 나선 지 30분 만에 전용차로 법규 위반 승합차만 3대가 나왔다.

언제나 순찰차로 고속도로를 누볐던 윤광득 경사와 김동철 경장도 암행순찰은 처음이다. 주 단속 대상인 칼치기 등 난폭운전이나 갓길을 주행하는 얌체운전은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두 사람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기 혐의 수배자가 걸려들었다. 홀로 11인승 승합차를 몰고 버스전용차로를 주행하던 김모(45)씨는 대뜸 “비싼 세금 내고 승합차를 타는데 탑승 인원으로 단속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내 사기 등 5개 혐의가 있는 수배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볼멘 소리는 수그러들었다. 윤 경사와 김 경장은 즉시 김씨를 관할서인 용인 동부경찰서로 인계했다.

시범운행 첫날치고 성과는 훌륭했다. 다만 고속도로 순찰대는 암행순찰에 대한 불신과 반발을 경계하고 있다. 김 경장은 “아직도 단속에 걸린 운전자 10명 중 8명은 ‘왜 함정 수사를 하느냐’고 따진다”고 말했다. 이날 지정차로 위반 단속에 걸린 이모(57)씨도 “사람 해치는 난폭 운전이나 제대로 단속하라”고 화를 냈다. 암행순찰차의 핸들을 잡은 윤 경사는 “교통 흐름은 인체의 혈액과 같아서 암행순찰차가 혈액 속 나쁜 병균을 잡는 ‘백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6월 30일까지 경부고속도로에 2대의 암행순찰차를 시범 운행하고, 2단계(7월 1일~10월 31일)로 서울외곽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에 3대의 암행순찰차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시범 운영이 끝나는 2016년 말에는 전국 고속도로 전 구간에 암행순찰차 1,2대가 배치된다. 경찰청 교통안전과 관계자는 “고속도로는 난폭ㆍ얌체운전이 많아 늘 사고 위험이 크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암행순찰제도를 조기에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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