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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이 '시몬 송별회'를 여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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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이 '시몬 송별회'를 여는 진짜 이유

입력
2016.03.0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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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몬/사진=구단 제공.

"국내 프로스포츠 외국인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한 선수다."

OK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열린 프로배구 대한항공과 홈경기를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구단이 로버트랜디 시몬(29)을 위해 특별 송별회를 여는 이유를 밝혔다.

앞서 구단은 "3일 우리카드와 홈경기 직후 시몬을 위한 특별 송별회를 연다"며 "두 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시몬에게 고마운 마음과 석별의 정을 전하고자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단순히 떠나는 선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송별회를 열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2005년 출범한 V리그에서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위해 송별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몬은 여느 외국인 선수들과 확연히 다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말과 행동, 자기관리, 배우려는 의지, 친화력, 팬들과 소통하려는 자세 등 프로 마인드가 철저히 몸에 밴 선수다"고 언급했다. 실력은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출중하지만, 인성은 특히 남다르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타종목, 타구단 일도 해봤지만, 시몬같은 외국인 선수는 보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22일 팀이 구미 원정을 갔다가 돌아올 때 선수단은 경기 후 약 30분 넘게 출발하지 못했다. 시몬은 경기장 밖에 서 있는 무수한 팬들의 사인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끝낸 터여서 피곤할 법 했지만, 그는 여느 때처럼 팬들을 소중히 여겼다.

지난 1월 대한항공 파벨 모로즈(29)의 세리머니에 일침을 가한 사건은 시몬의 인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당시 모로즈가 득점 후 거침없는 세리머리로 선수들을 자극하자 시몬은 주심을 통해 불만을 표했다. 경기 후 그는 "배구는 신사적인 스포츠다. 득점을 올리면 뒤로 돌아서서 팀원들과 세리머니를 하는 게 매너다"고 말했다. 프로배구뿐 아니라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는 간혹 외국인 선수들이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다. 구단 관계자는 "시몬은 외국인 선수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을 깨뜨리는 선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V리그는 내년 트라이아웃 도입으로 외국인 선수 연봉을 30만 달러(약 3억7,000만 원ㆍ부가가치세 미포함)로 제한한다. 올 시즌 속공성공률(67.56%)과 퀵오픈성공률(68.38%), 세트당 블로킹(0.75개)에서 1위에, 득점(893점), 공격성공률(56.12%), 세트당 서브(0.602개)에서 2위에 올라 있는 '특급용병' 시몬이 30만 달러 이하의 연봉을 받고 국내 잔류할 가능성은 지극히 적다.

구단은 3일 우리카드전 후 하이라이트와 동료들의 인터뷰 영상, 대형 플래카드 게시, 라이브 인터뷰, 대형 유니폼 제막, 단체 기념촬영 등을 통해 시몬의 노고를 치하할 예정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떠날 시몬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 동료들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한편 OK저축은행은 22승13패 승점 68로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따냈다. 구단 관계자는 "포스트시즌에도 활약할 것이다"며 시몬의 마지막 모습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산=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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