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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오른쪽)이 구자욱과 내기를 하고 있다. /사진=OSEN
삼성 이승엽(40)과 구자욱(23)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같은 훈련조에서 줄곧 함께 하면서 부쩍 가까워졌다.
올 시즌 성적을 두고서는 내기도 했다. 이승엽은 "티 배팅을 하다가 '내기 할까' 했더니 바로 '콜'을 하더라. 자욱이가 남자답다"며 웃음지었다. 서로 목표로 한 올 시즌 성적을 달성하면 이기는 내기다. 이승엽은 "둘 모두 목표를 달성하면 서로 지갑 선물을 해주기로 했다. 내가 조금 더 좋은 걸 해줄 거다. 그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고 말했다.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지난해 타율 0.349를 기록했던 구자욱은 타율 0.350 이상을 올리고, 지난해 26홈런을 쳤던 이승엽이 올해 25홈런 이상을 넘겨야 한다. 구자욱은 지난해보다 타율을 올려야 하는 반면, 이승엽은 지난해보다 홈런 수가 하나 줄어들었다.
내기의 룰을 설명하는 이승엽 옆에서 구자욱은 "선배님께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며 조심스럽게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곧바로 "나는 (우리 나이로) 마흔 한 살, 너는 이제 스물 네 살이다.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나이다"며 여지를 주지 않았다.
선배의 한 마디에 구자욱이 자세를 고쳐 잡았다. 구자욱은 "할 수 있습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선배는 그런 후배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이승엽은 "나도 노력한다니까. 내 걱정은 하지 마라. 내가 알아서 할게"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아웅다웅하는 모습에서 17년의 나이차가 무색하게 느껴지지만 노련함에서 선배는 역시 선배였다. 이승엽은 "자욱이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보니 슬럼프도 별로 없더라"며 구자욱을 연신 치켜올렸다. 이어 "그런데 야구공은 둥그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지. 그렇지?"라며 구자욱을 쳐다 봤다. 구자욱은 "맞다. 운도 좀 따라야 할 것 같다"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지만 이승엽은 기다렸다는 듯 "그래도 나는 (목표 달성을) 할 거다"며 웃음지었다.
오키나와(일본)=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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