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 문태영/사진=KBL
"문태영의 근성을 어린 선수들이 배웠으면 좋겠다."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캡틴 문태영의 기 살리기에 나섰다. 문태영의 플레이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선수단에 '투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삼성은 지난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KGC 인삼공사를 92-88로 이겼다. PO 1,2차전을 연거푸 내주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삼성은 이날 승리로 '고비'를 넘겼다. 문태영은 18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지원했다.
하지만 특유의 예민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문태영은 평소에도 파울이나 심판 판정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자주 보였다. 이날도 그는 4쿼터 막판 5반칙으로 퇴장 당하며 심판 판정에 어필을 하는 등 또 다시 민감한 모습을 드러냈다. 한 순간의 흐름이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단기전에서 평정심을 잃은 그의 플레이는 경기의 방향까지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PO에서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PO2차전에서는 2쿼터까지 12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상대의 거친 파울에 흔들린 그는 후반전에 2점을 더 보태는데 그치기도 했다.
문태영의 이런 '예민함'은 여자칫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마저 무너트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민 감독은 문태영의 '근성'을 높이 샀다.
이 감독은 "문태영이 흥분을 하고, 어필을 크게 한다고 하는데 사실 예전에는 더 심했다. 내가 선수로 뛸 때는 더 심하게 항의하거나 거친 파울도 많았다. 선수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승리를 원하는 마음에서 '거친' 모습도 나온다는 뜻이다. 이 감독은 "요즘 어린 선수들이 그런 근성을 배웠으면 좋겠다. 문태영은 우리가 1, 2차전에서 졌기 때문에 3차전은 반드시 이기려는 의욕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나왔다. 절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태영에 신뢰를 드러냈다.
PO 3차전에서 1승을 따냈지만 삼성은 여전히 1승2패로 열세에 몰려있다. '1패'만 더하게 된다면 PO도 끝이다. '승리에 대한 열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라는 점에 비춰볼 때 문태영의 '절실함'은 삼성에 꼭 필요한 부분일 수 있다. 문태영은 "오늘 우리 팀이 보여준 에너지와 동기부여는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작용을 할 것이다"며 "모든 경기에 들어갈 때마다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 주장으로서 다른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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