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무인운전 시스템이 장착된 자율주행차가 교통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됐다. 구글은 2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최근 발생한 자율주행차와 시내버스의 접촉 사고에 대해 “일부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구글 자율주행차가 운행 중 사고를 당한 사례는 2014년 9월 이후 17건에 달했지만 모두 상대 차량 혹은 자율주행차 탑승자의 실수에 따른 것으로 판명됐다. 무인운전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차량이 교통사고 책임을 지게 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캘리포니아 주 경찰당국의 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달 14일 구글의 무인운전 시스템을 탑재한 렉서스 RX450h 차량은 구글 본사 인근인 마운틴뷰 시내 도로에서 길 위에 놓인 모래주머니를 피해 좌측 차로로 끼어들다가 직진 중인 시내버스 옆면을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버스의 속도는 시속 24㎞, 자율주행차는 시속 3㎞에 불과해 두 차량 모두 약간의 손상을 입었을 뿐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자율주행 시스템과 비상시를 대비해 탑승한 운전자 모두 버스가 자율주행차의 차로 변경을 위해 속도를 줄이거나 길을 양보할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하지만 버스는 예상과 달리 주행했고 부득이하게 추돌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구글 자율주행 프로젝트팀은 사고를 검토한 후 무인자율주행 시스템에 일부 조정을 가했다. 구글 측은 “운행 과정에서 마주치는 버스를 비롯한 대형 차량이 일반 소형 차량보다 차로를 양보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스템에 입력시켰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책임을 인정했지만 아직 양측의 법적 책임이 각각 어느 정도인지 가려지지 않았다. 산타클라라밸리 교통당국의 스테이시 헨들러 로스 대변인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을 뿐 두 차량의 책임 비율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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