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는 별개 문제”라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두 사안의 연관성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변했다. 커비 대변인은 “‘북한에 대해 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미ㆍ중 양국 간의 대화 및 합의, 그리고 사드 한반도 배치시 잠재적 효율성에 관한 한ㆍ미 간의 협의, 이 두 사안에는 어떤 연관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드 배치 논의는 북한의 잇단 도발의 결과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비 대변인은 “아직 어떻게 한다는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고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상태”라면서 “북한이 도발하지 않으면 사드 배치 논의도 필요 없을 텐데 불행하게도 북한은 다른 (반대의) 길을 선택했으며, 지속적으로 한반도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사드 배치가 결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어떤 것에 대한 대가로 뭘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이는 미국이 중국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동참을 끌어내는 대신, 중국이 강력히 반대하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일정 부분 양보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드 배치는 유엔의 대북제재와는 별개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ㆍ아태 차관보는 지난달 26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드는 외교적 협상칩(bargaining chipㆍ협상카드)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해 커비 대변인은 “아직 채택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케리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에 대해 더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고, 안보리 결의안에 북한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 담겨야 한다는데 두 차례나 합의한 점을 강조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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