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Ho!!ywood는 지금]반쪽짜리 백인잔치? '자폭한' 오스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Ho!!ywood는 지금]반쪽짜리 백인잔치? '자폭한' 오스카

입력
2016.03.01 07:20
0 0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9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날 시상식에는 배우 이병헌이 시상자로 참석,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이 단상에 오른 것도 할리우드의 '인종별 구색 맞추기' 라는 해석이지만, 과정이 어찌 됐건 아시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자로 나서는 기록을 세웠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연기상 후보 20명 중 유색인종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개최 전부터 '백인잔치'라는 혹독한 비난에 시달렸다.

스파이크 리 감독과 윌 스미스 등 일부 흑인 연예인은 아카데미의 유색인종 배제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우피 골드버그를 비롯해 채드윅 보스먼, 케리 워싱톤, 케빈 하트 등 흑인배우들과 존 레전드, 커먼, 퍼렐 윌리엄스 등 가수들이 대거 참석해 반쪽짜리 시상식의 오명은 간신히 벗을 수 있었다.

시상식의 사회자인 흑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오프닝 모놀로그부터 행사 전반에 걸쳐 "백인잔치" 논란을 정면으로 언급하며 농담소재로 삼았다. 록은 "백인들의 시상식이라 얘기하는데 내가 만약 사회자가 아닌 후보였다면 이 자리에 서지 못했다. 나도 (사회를) 거절할까 고민했지만 난 실업자다. 이 자리를 백인인 닐 패트릭 해리스에게 넘길 수 없었다"고 했다. 이는 보다 다양성 있는 시상식으로 거듭나겠다는 아카데미의 다짐으로 읽혔다.

더구나 아시아인에 대한 비하 논란까지 불거지며 잔치의 명성이 빛을 바랬다. 문제가 된 무대는 록이 해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투표를 관장하는 직원들을 소개하겠다며 아시아계 어린이 3명을 등장시킨 부분이었다. 록은 "회사가 우리에게 가장 헌신적이며 정확하고 근면한 (직원들의) 대표를 보냈다"고 소개했다.

또 코미디 배우 사샤 바렌 코헨은 랩스타로 변장한 뒤 "노랗고 정말 작은 그 사람들(little yellow people)을 위한 오스카는 왜 없냐"며 "지금 미니언즈를 말하는 것"이라며 아시아계를 비꼰 듯한 발언을 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허핑턴 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아카데미가 흑인 배우 차별에 이어 아시아계, 라틴 아메리칸 등 소수 인종을 불편한 농담에 올렸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계 미국 배우 켄 정의 말을 인용해 "영화계에서 잘 알려진 아시아계 배우들조차 아시안에 대한 고정관념에 박힌 연기를 요구받는다"고 보도했다. 또 흑인 배우 제프리 라이트는 이날 아시아인들에 대한 농담을 두고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LA=유아정 기자 poroly@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