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강호 북한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윤덕여(55)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오후 일본 오사카의 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북한과 1차전에서 전반 정설빈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북한은 후반 김은주의 중거리 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로써 6개국이 풀리그로 치러 상위 2개 팀이 리우행 티켓을 획득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북한은 나란히 승점 1을 챙겨 2차전에 대비하게 됐다. 역대 전적에서 1승 1무 14패인 천적 북한과 비기며 본선진출 희망을 키운 한국의 다음 상대는 일본이다. 3승 2무 이상을 거둬야 본선 진출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어질 한일전이 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강호로 한국이 북한을 이긴 건 2005년 8월 전주에서 열린 홈경기가 유일할 정도로 약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열세로 평가 받는 한국이지만 전반전 강한 압박과 한 수 앞선 개인기,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 등이 잘 풀리며 오히려 북한을 압도해나갔다. 다만 후반 체력 저하가 아쉬웠다.
초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간 한국은 전반 32분 서현숙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민아가 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를 완전히 허문 뒤 찔러준 크로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던 정설빈의 오른발에 걸리며 선제골을 넣었다. 경기 전 북한에 선제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최대 목표라던 대표팀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득점이었다.
후반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후반 20분 이후 주도권이 북한에게로 넘어갔다. 한국이 수비 숫자를 늘리며 지키는 축구로 돌아서자 북한의 파상공격이 전개됐다. 몇 차례 실점 위기 끝에 후반 34분 북한 김은주의 중거리 슛이 결국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강한 체력을 앞세운 북한의 반격에 밀려 후반 체력 저하 현상이 뚜렷했고 이로 인한 패스 미스가 잦아졌다. 한국은 후반 42분 이금민 대신 전가을 카드로 승점 3점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으나 양팀 모두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김대길 KBS N 축구 해설위원은 “강호 북한을 맞아 무승부도 나쁘지 않은 결과”라며 “후반전 드러난 북한은 역시 여자 축구만큼은 정신적인 근육이 대단했다. 한국은 체력 관리만 잘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평했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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