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화요일(3월1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경쟁 후보와 주류 언론 파상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에게 한참 뒤지는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트럼프의 불투명한 납세 문제, 부동산 투자강좌(트럼프 대학) 사기 의혹을 제기하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은 트럼프의 치부를 드러내는 폭로기사와 함께 사설을 게재하며 맹폭을 가하고 있다.
28일 미국 언론에서는 백인 우월주의단체 ‘쿠클럭스클랜’(KKK)의 트럼프 지지 논란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NBC 방송에서 출연, “그동안 트럼프가 갱단이나 마피아와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었다”면서 “트럼프의 납세신고서에는 아마도 보도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거래 내역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여전히 “납세 내역을 공개하고 싶지만, 국세청(IRS) 정기 감사가 진행 중이라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가 인종차별적이며 파시즘 성향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KKK단의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가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것에 대해, 주저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듀크의 지지를 거부할 것이냐’는 CNN 방송 질문에 “듀크를 모른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루비오 의원은 “듀크와 KKK를 모른다는 건 심각하다. 본인 입으로 듀크를 거론한 적이 있다”고 공격했다. 실제 트럼프는 2000년 개혁당 대선 후보 출마를 포기하면서 개혁당에 이름을 올린 듀크 실명을 거론하면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듀크의 지지를 거절하겠다. 됐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 밖에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지도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발언을 트위터에 리트윗한 것이 뉴욕타임스를 통해 폭로됐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부친인 프레드 트럼프가 1927년 KKK단 폭동에 가담했다는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부친인 프레드 트럼프는 KKK 단원 및 파시스트 동조자들과 함께 뉴욕 퀸스에서 가두시위에 나섰다가 동료 6명과 함께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트럼프의 과거와 치부에 대한 공화당 주류와 주류 언론의 공세가 ‘슈퍼 화요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득표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주류 정치와 주류 언론을 똑 같은 기득권 집단으로 인식하는 만큼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최근 한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언론 보도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에 대한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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