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의 고저 차는 116.7m인데, 선수들이 이 높이에서 썰매를 타고 자유낙하를 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봅슬레이와 루지, 스켈레톤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가 사전승인절차에 앞서 29일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총 16개 커브 가운데 15번째 커브 구간만 공개됐다. 2013년 12월 착공돼 현재 67%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오는 10월 완공될 예정이다.
사전승인은 경기장 건설 과정 중 실제 트랙 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공사가 진행된 시점에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과 국제루지경기연맹(FIL)의 관리ㆍ감독 아래 선수들의 테스트 주행을 통해 트랙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점검하는 절차다.
현재 슬라이딩센터에는 사전승인 절차에 대비해 일주일 전부터 3∼5㎝두께의 얼음을 얼려 놓고 국내외 아이스메이커(icemaker) 30여 명이 얼음 두께를 맞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냉매가 깔려 있는 콘크리트 위에 물을 뿌리고 얼음을 얼려서 특수 도구로 깎아 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는 시속 130~150㎞의 속도로 빙판을 활주하는 썰매가 얼음 면이 고르지 않은 곳을 통과하게 되면 뒤집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루지야의 루지 대표 선수는 2010 밴쿠버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훈련 도중 썰매에서 튕겨나가 사망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이준하 운영부위원장은 “설계대로라면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루지는 최고시속 134㎞, 스켈레톤은 140㎞, 봅슬레이는 142~143㎞까지 나올 것”이라며 “트랙 난이도는 상중하로 분류되는데 우리는 중상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곳 슬라이딩센터에는 숨어 있는 커브가 몇 개 있다. 직선 같으면서 곡선인 커브가 있다”고 특징을 소개했다.
국내 최초의 동계 슬라이딩 경기장인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총 길이 2,018m, 트랙 길이 1,857m로 관중석 규모는 7,000석에 이른다. 평균 경사도는 8~15%로 곡선로의 반지름은 20m 이상으로 정해져 있고 커브는 16개로 구성돼 있다. 2014 소치올림픽 경기장은 커브가 17개, 2010 벤쿠버올림픽은 16개다.
곡선과 직선, 원형, 오메가 등의 코스에서 가속도를 유지한 채 커브를 활주하는 것이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 공사 관계자는 “이 경기장은 외국 트랙과 달리 경기가 끝날 때마다 얼음 보수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얼음 강도가 뛰어나고 빙질이 매우 좋다”며 “안전장치도 철저히 갖췄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17일부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10월 공식적으로 문을 열지만 대표팀은 이에 앞서 대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미리 훈련을 할 수 있는 홈 그라운드 이점을 누리게 됐다. 대표팀은 지금까지 국내에 썰매경기장이 없어 해외에서 훈련해왔다.
봅슬레이 원윤종(31ㆍ강원도청)-서영우(25ㆍ경기도연맹) 조는 이번 시즌 월드컵 포인트 1,562점을 얻어 사상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쳤다. 스켈레톤의 윤성빈(22ㆍ한국체대)도 세계랭킹 2위에 랭크돼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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