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르기 그로저(32)가 삼성화재의 플레이오프(PO) 직행을 이끌 기세다.
그로저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5~1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원정경기에서 양팀 최다인 41득점과 트리플크라운(서브ㆍ블로킹ㆍ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기록하며 팀의 3-1(26-28 25-19 25-22 25-21)승리를 이끌었다. 그로저는 서브 3개, 블로킹 3개, 후위공격 16개를 성공하며 개인 통산 6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올 시즌 득점 1위(1,027점)와 세트당 서브 1위(0.846개)를 기록 중인 그로저는 이날 경기에서도 역시나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후 “경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그로저를 칭찬했다.
우리카드전 승리로 승점 3을 보탠 삼성화재는 22승12패 승점 63이 되면서 3위를 굳건히 지켰다. 4위 대한항공(19승15패ㆍ승점 58)과 승점 격차는 5점으로 벌렸다. V리그 남자부는 3, 4위 승점 차가 3점 이하면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삼성화재는 남은 2경기에서 승점 5이상을 추가할 경우 PO에 직행한다. 임 감독은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지만, 일단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다 잡으면 PO에 직행할 수 있다”며 “준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는 것이 선수들 휴식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화재의 공격 패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로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삼성화재의 공격은 PO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온다.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몰빵 배구’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 시즌 프로배구 우승팀들은 모두 ‘몰빵 배구’가 아닌 ‘토탈 배구’로 승부했다.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오레올과 국내 선수 문성민, 노재욱, 신영석, 여오현, 최민호, 박주형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매 경기 승승장구했다. 토탈 배구는 스피드 배구와 함께 올 시즌 현대캐피탈이 16연승이라는 놀라운 행보를 보이며 정규리그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여자부 우승팀인 IBK기업은행도 외국인 공격수 리즈 맥마혼과 토종 에이스 김희진이 부상으로 재활 중이지만, 여전한 전력을 과시하며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선수들이 하나가 돼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화재가 ‘봄 배구’에서 만개하기 위해선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봄 배구’에서 상대할 팀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따라서 그로저 카드가 매 경기 주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화재가 우승에 다가가기 위해선 그로저 이외의 카드들도 매력적이어야 한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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