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전세버스 업계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이 실시한 임직원 출퇴근버스 임차 용역업체 선정에서 탈락한 데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업자들은 “한수원이 상생을 외면한 채 외지 업체를 선정함에 따라 지역 전세버스업체의 경영난이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출퇴근 버스임차 용역업체로 대전 지역 엑스포관광전세버스협동조합을 1순위 적격심사업체로 선정했다. 한수원 출퇴근 버스임차 용역은 경주지역을 3개 권역으로 나눠 양북면 장항리 한수원 본사까지 출퇴근 시간대에 운행하는 것으로, 전세버스 24대에 1년간 계약금액은 12억3,629만원이다. 이 회사는 경주에 영업소를 설치하고 29일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돌입했다.
한수원 측은 입찰참가자격으로 45인승 이상 대형버스 24대 이상 보유로 제한했다. 영세업체가 많은 경주지역 업체들은 5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지만 가격경쟁력 등에 뒤쳐지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경주지역 전세버스업자들은 경주에 본사를 둔 한수원이 지역 업체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상생을 위해 지역제한을 둘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전 노선을 일괄적으로 계약, 지역제한이 여의치 않다면 분리발주 등을 통해 제한하거나 지역업체에 대해 가산점을 주는 등의 방법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국가계약법상 계약금액이 2억1,000만원 미만일 경우 지역제한을 할 수 있지만 이번 계약건은 6배 가까이 많아 지역제한이 불가능했다는 입장이다.
경주지역 전세버스 업체들은 외지 업체가 한수원 통근을 맡게 될 경우 단순히 통근버스 운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체 통근버스들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 이외에는 개별적으로 영업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평일 낮과 주말에 독자적 영업에 나서게 될 경우 경주지역에는 그 만큼 전세버스가 추가 공급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셈이다.
이는 대형버스 24대 연간계약금액이 12억3,629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주지역 업체들의 엄살로 치부하긴 어려워 보인다. 버스 1대당 5,000여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감가상각 등을 고려하면 다른 영업을 뛰지 않는 한 엄청난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지역에 등록된 전세버스는 19개사 300대로 1개사당 평균 15대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버스 24대가 추가되면 제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이번 출퇴근 버스업체 선정은 관련 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선정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