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Donald Trump의 파격적인 말투는 항상 화제가 되는데 그 중에는 미국인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big league 표현이 자주 나온다. Massachusetts 주지사였던 같은 당의 경쟁자 Mitt Romney를 비난하면서 ‘I will say this. Mitt Romney looked like a fool…and it cost him big league.’처럼 말한다. 그의 연설을 듣고 big league냐 아니면 bigly냐를 두고 미국인들끼리 논쟁을 할 정도다.
‘He talks big’에서 big는 부사 기능을 충분히 하기 때문에 원어민들이 big에 부사형 어미 -ly를 붙여 bigly라고 사용하는 사례가 드물고 이 어색한 부사형보다는 big time, greatly 등의 대체 단어가 더 낫기 때문에 굳이 bigly같은 어색하고 희귀한 용례를 동원할 이유가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 지식인들도 bigly처럼 들리는 Trump의 발음은 분명 big league일 거라고 추정한다.
CNN의 발췌록을 뒤져보면 Trump의 연설 중에는 ‘I’m a believer, big league, in God and the Bible’이 나오고 ‘Mexico is ripping off the United States big league, and we have to do something about it.’ 문장이 있으며 ‘Personally I’d put on the sanctions on Iran big league’라고 말했다. 이런 청취 혼란에 대해 Trump 선거 홍보단에서도 ‘It’s big league’라고 분명히 확인해 준다.
Big league 표현은 분명 야구에서 나온 말이고 Major League Baseball 과 같은 말이다. 이와 대조되는 Minor League는 다른 말로 bush league라고 부른다. ‘He is in the big leagues now’처럼 쓰이기도 하고 ‘She is a big-league lawyer’처럼 일반 형용사로도 쓰인다. Trump가 사용한 위의 각 문장에서big league는 ‘greatly, chiefly, big time, very much, to the max’등과 비슷한 말이다.
여기서 잠깐 big league 표현과 비교되는 말 ‘big time’을 빼놓을 수 없다. 1860년경 미국의 연극 무대에서 ‘보드빌 배역’(Vaudeville) 구분을 할 때 배우의 등급을 세 단계 small time, medium time, big time로 나눴고 어느 배우가 무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느냐는 것은 그만큼 배역이 많고 훌륭하며 성공한 배우라는 의미로 쓰였다. 주연급 배우가 되는 것을 ‘She mad the big time in Hollywood’라고 말하고 단역이나 일회성 배역은 bit-part player, 혹은 bit player라고 하는데 ‘황금 시간대’라는 의미의 prime-time, big time’ 과 ‘단역, 한 장면’이라는 뜻의 bit이 대조를 보인다. 물론 big time은 ‘크게, 대규모로, 장기간에 걸쳐’의 부사어로 발전했고 지금도 쓰이는 말이다. 속어로 ‘I’m hungry, big time’ ‘Let’s get drunk, big time’같은 표현이 시들해지는 사이 big league가 그 자리를 채우는 양상이다.
두 가지 표현이 모두 미국에서 생긴 표현 Americanism이지만 한 가지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메시지 내용을 떠나 식상한 느낌만 남긴다. 연설에서 동의어 반복도 문제이고 불분명한 발음도 논란거리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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