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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새누리는 욕하지만… 민주정치 발전의 좋은 도구”

입력
2016.02.2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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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월 29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국민의당, 짜깁기로 정체성 없고…”제하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회의때 말 안하고 카톡서 얘기하는 사람 꼭 있더라"

“김종인의 패권정치? 내가 패가 없는데 무슨…”

“국민의당 크게 신경 안 쓰고 논평도 안 한다”

“권은희 의원이 무슨 광주의 딸인가? 양향자 전 상무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20대 총선 공천등 당내문제와 테러방지법 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20대 총선 공천등 당내문제와 테러방지법 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_대표의 '꿀 피부'를 두고 그 비결을 궁금해들 합니다.

"특별한 비결은 무슨. 맘을 편하게 먹는 거지. 웬만하면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하고."

_카카오톡 하십니까.

"하지. 왜 안해. 많이는 안해. 요새 의원들은 그것으로 많이들 얘기를 하더라구.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도 카톡방을 만들어서 거기서 얘기들을 해. 나는 말은 안하고 보기만 하지. 그런데 굳이 회의 때 열심히 말 안하고 꼭 거기서 얘기 많이 하는 사람이 있더라구."

_25일 ‘광주선언’발표를 위해 광주를 방문하면서 강기정 의원 지역구(광주북갑)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전격 발표했습니다. 전날(24일) 하위 20% 컷오프에 이어 연 이은 조치로 당이 뒤숭숭합니다. 어느 정도 예상하셨습니까.

"아무 기준도 없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한 것이 아니고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선정을 했고 그 동안 검토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광주가 더민주 소속 현역의원이 많이 없어서(2명) 공조직 자체가 허물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광주를 빨리 결심을 해 공조직을 복원해야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광주를 선제적으로 하다 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

_발표 시점이 광주방문과 맞물렸는데요.

"25일 광주를 가며 그 문제를 확정한다는 생각으로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했다. 갑자기 어제 발표했다고 해서 시점이 큰 의미 있는 게 아니다."

_당의 험지인 대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홍의락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 답답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내가 특별히 답답해할 필요는 없다. 이건(하위 20% 컷오프) 내가 당에 오기 전에 만들어진 규칙이다. 이미 다 만들어져 있던 결과를 봉투만 지금 깐 것이다. 내가 거기에 대해 뭐라고 입장을 밝힐 이유가 없다."

_당 내에서는 컷오프에 대해 아쉬워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개별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지금 내가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표를 맡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그러니 발표된 결과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나. 안타까운 사람이 그 사람(홍 의원)뿐 아니다. 심지어 과거에 당 비대위원장 하고 당 대표했던 분(문희상 의원)도 탈락했고, 4성 장군 출신으로 국회활동 굉장히 성실하게 했던 분(백군기 의원)도 있다. 정치라는 게 정치적으로 융통성도 있고 정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효율이 있는 건데, 제도에 따라 기계적으로 잘라버리면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거다.”

_이번 주말에 2차 정밀심사를 위한 여론조사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2차 컷오프가 꼭 필요한 것이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2차 컷오프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맡아서 하게 된다. 말은 50%니 30%니 하는데, 사실 그 숫자 자체는 별로 의미가 없다. 지금 의원의 50%나 30%를 자른다는 얘기가 아니다. 실제로 거기서 뭐 20%가 될지 10%가 될지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경쟁력 있는 분은 걱정할 게 하나도 없다. 당내 경쟁력 있는 의원이 예를 들어 80%라고 하면 그 사람들은 검토할 필요도 없다. 경쟁력이 없는 20%만 검토하게 되는 거다."

-2차 컷오프가 정밀심사 위한 평가잣대가 여론조사에다 공관위의 가부투표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반발이 1차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걱정들이 있습니다.

"그런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50%를 자르고 30%를 잘라서 내 사람을 집어넣는 것도 아니다. 그런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누구 하나 사람을 (공천 리스트에) 넣어달라고 추천한 적도 없다."

_당 안팎에서는 컷오프에 이어 2차 정밀심사 방침까지 정한 것을 두고 더민주가 큰 폭의 물갈이를 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은데요.

"솔직히 얘기해서 지금 더민주 인재풀을 상상을 한 번 해보라. 사람을 내보내면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할거 아닌가. 그래서 의원들에게 그런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선거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했다. 사람들이 너무나 자신감이 없으니까 그러는 거다. 늘 얘기했지만 (공천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당선 가능성이 1차적 과제다. 물갈이는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내놔 당선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 거다. 경쟁력 떨어지는 사람은 결국은 바뀌게 된다는 건 당연한 이치인 것이고."

_2008년 18대 총선 때도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현역 의원을 대거 내치면서 ‘저승사자’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선거 결과는 참패였습니다.

"박 위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다. 정치를 칼로 물 베기 식으로 자르면 정치가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서 최소한 정치적으로 경험을 해본 홍창선 전 의원을 공관위원회장으로 모신 것이다. 그래도 국회나 의원들의 생리나 의원들의 생리를 알아야 할 것 아닌가."

_총선이 채 5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총선 준비에 있어 큰 애로사항은 뭔가요.

"사람이 없어서 제일 걱정이다. 그 외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후보자로 내세울만한 인재풀이 너무 협소하다는 게 걱정이다."

_추가로 공천신청을 할 계획도 있나요.

"이제 공천신청은 마감을 했으니 개별적으로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사람을 찾아 다녀야한다."

_최근 한국일보 여론조사 보면 총선 앞두고 ‘정권심판론’보다 ‘야당심판론’이 더 지지를 얻고 있다고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야당이 못해서라고 보시는지 여당이 잘해서라고 보시는지요.

"나는 그런 여론조사에 관심이 없다. 야당은 아무런 권한도 없고 한 일도 없는데 무얼 가지고 심판하나. 선거 결국 집권당이 잘했냐 못했느냐에 대한 평가를 하는 거다. 야당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민주사회에서 반대를 위해 존재한다. 그 기능 자체를 어떻게 평가하냐."

_그런 의미에서 지금 당에서 테러방지법 입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하고 있는데요.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이 다수당을 견제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 아닌가. 필리버스터는 유신 이전까지 하다 유신 이후 중단됐다. 그러다 2012년에 선진화법에서 다시 생겼다. 야당은 다른 방법이 없으니 저렇게 해서 왜 이 법에 대해 반대하려고 하는지를 이걸 국민에게 알려주는 방법이다. 그러나 필리버스터는 우리가 판단해서 언제쯤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중단해야 한다. 내가 24일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한테 전화를 걸어 '이대로 이어갈 것 아니라 협의를 해서 접근점을 찾아 합의하는 것이 모양이 좋으니 만나자'고 했다. 처음에는 긍정적 답변을 받았는데 갑자기 당일 아침에 보니 저쪽에서 (못 하겠다고). 그래서 이러고 마냥 기다리고 있다."

_현재 공천제도가 '시스템 공천'이란 이름으로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어 효율면이나 속도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끼고 계신다고 들었다. 당에서는 대표의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선거라는 시기인만큼 정해진 틀을 지켰으면 하는 목소리도 있다는데.

"지금 이 당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당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당이면 내가 여기 올 필요 없었다. 이런 표현 심한지 모르지만, 낭떠러지 일보 직전에 놓여있으니 치유를 해달라고 해서 내가 온 거 아닌가. 그럼 비상 상황이다. 나라가 비상상황에 처하면 헌법도 정지시킨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만든 규정대로만 다 하라고 하면 내가 행동 반경이 하나도 없다. 그대로 규정만 따라 가면 정치는 없고 룰만 작동하는 것 밖에 안 된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든 걸 상식대로 처리하면 된다. 상식을 초월한 일만 안 하면 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 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 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_ '김종인의 패권정치' 얘기도 나오는데요.

"(버럭) 내가 패가 없는데 무슨 패권이 있나. 여태까지 살아오며 (청와대에서) 정책도 해보고 국회의원도 해보고 했지만 상식에 초월한 짓은 안 한다. 통상적 상식 가지고 판단하면 그렇게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다. 통상적 사고를 가지지 않아 당이 쪼개진 거다. 안철수 같은 사람이 튀어나갔지만, 그 사람이 민주주의 정당의 상식을 제대로 이해 못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조직에 들어갔으면 조직 내에서 경쟁을 해서 이기든지 지는 것이지, 조직 내에서 경쟁이 불리하다 밖으로 튀어나가면 그건 이미 민주주의 정당을 만들 수 있는 자질이 없는 거다."

_대표가 오신 뒤 당은 안정 찾아가고 있지만 '새누리당 40%-더민주 25%-국민의당 10%' 등 3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선거가 임박하면서부터 지지도가 바뀔 거라도 본다. 지금의 지지도가 끝까지 간다고 생각하면 선거할 필요가 없다. 유권자의 마음도 지금과 선거 임박했을 때가 같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누가(새누리당이) 180석이니 200석이니 하는 것이 경험상으로 봐서는 하면 할수록 우리에게 더 좋다. 과거 선거 경험을 보면, 3당 합당 이후에 그 당시에 선거에 관련한 정보보고를 받아보면 그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180석 내지 200석 차지한다고 했다. 이건 절대 불가능하고 과반수 안 된다는 얘기 한 건 나밖에 없었다. 결국 선거 끝나고 보니 과반수 못했다. 그게 유권자들의 힘이다. 과거의 야당에 보면 여러분들이 다 잊어버려서 그렇지 선거 직전까지는 지지율이 20~25%를 간당간당 하다가 막상 선거를 해보면 예상보다 훨씬 높아졌다. 가까운 예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3월 26일 천안함 사태 발생하니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거의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이 선언을 했다. 그 당시에 한나라당은 ‘지방선거 우리가 압승이다, 걱정할 필요 없다’ 이런 얘기를 했다. 그런데 선거결과 어떻게 됐나. 내 자랑이 아니라 2006년에 보궐선거를 했다. 선거대책위원장을 하며 조순형씨를 도왔다. 선거등록 날 여론조사 보니 12%(조순형)대 48%(상대 후보)였다. 내가 잘 알던 여론조사기관 대표가 이거 절대로 안 된다, 포기하라 했다. 근데 그 선거에서 이겼다."

-이번에도 총선에서 이길 자신 있으십니까.

"내가 이길 자신 있으니 비관하지 말자는 거다."

_25일 광주 방문했는데 지금 광주 민심은 더민주나 국민의당 둘 중 아직까지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광주민심은 50대 50이라고 본다. 그러나 선거가 진행됨에 따라 광주사람의 심리가 바뀔거다. 광주시민들은 자존심 있는 사람들이라 앞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정당(더민주)을 선택하지 군소정당으로 남은 정당을 선택하리라고 보지 않는다."

_광주에서 몇 석 예상하십니까.

"흔히들 광주는 한 선거구니까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없다(ALL OR NOTHING)' 이라고 하던데. 우리가 잘 할 거다. 앞으로."

-어떻게 잘 할건가.

"(슬쩍 흘겨보며) 당의 비밀을 갖다가 알려고 해."

_광주를 위한 별도의 선거전략을 마련 중이십니까.

"별도의 전략이라는 건 결국 광주에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입후보하고 출마하고 결과를 기다리게 하는 것 아니겠나. 그 쪽(국민의당)도 새로운 사람, 우리도 새로운 사람을 내보내 새 사람들끼리 가서 경쟁을 해볼 거다. (우리는) 광주 시민들이 그래도 희망을 갖고 내년 대선에서 우리가 정권 교체를 한번 해볼 수 있냐, 그런 기대를 걸 수 있는 당이 되도록 해야 한다. 솔직히 국민의당은 정당의 틀은 만들었지만, 2017년 대선에서 무슨 기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_수도권은 야권분열로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주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습니다.

"과거 선거 사례를 한 번 쭉 봐라. 과거에도 각 지역에 여러 사람이 출마했지 1대1로 싸운 곳 몇 곳이나 되나. 예를 들어 1992년에는 정주영씨 당(통일국민당)의 기세가 지금 국민의당 보다 훨씬 셌다. 지금 국민의당이라는 게 이상하게 짜깁기 돼 그 당이야 말로 진짜로 정체성 모르는 당이 됐다. 새정치 한다고 했는데 새정치는 하나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그저 사람 모아 교섭단체 만들기 급급한 정당이 됐다. 국민이 그 점에 대해 다 안다."

_총선에서 야권 후보연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셨는데. 지금도 마찬자기십니까.

"야권 후보연대라는 건 나중에 시간이 가면 개별적으로 지역구 출마하는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연대를 한다면 그건 자유니 내가 뭐라고 얘기 못하지만, 현재로서는 후보연대 하자는 얘기는 할 수 없다. 당을 쪼개고 나간 사람들인데, 후보 연대를 할 거면 나가지 말았어야 한다. 특히 수도권 유권자들은 1번이나 2번에 관심 갖지 3번엔 별로 관심 안 가진다. 여태까지 수도권의 유권자들 투표성향을 분석해보면 1번 아니면 2번이지, 3번으로는 안 갔다. 3번으로 가면 내 표가 사표(죽은표)가 된다는 걸 안다. 유권자들이 특별한 이해관계도 없는데 자기 표를 사표로 만들겠나."

_정의당과의 연대는 고려하고 계십니가.

"정의당은 진짜 이념 정당이다. 이념에 투철한 사람들은 여야 상관 없이 이념 정당에 투표하게 돼 있다. 그러니 3당이라는 것은 우리나라 선거 체제에서 도저히 성공이 불가능하다. 나는 유권자들의 투표행태를 제일 믿는다."

_문재인 전 대표 시절 외부에서 릴레이로 영입한 외부 인사들의 행선지를 정하는 것도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오기형 변호사나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영입 인사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기형 변호사는) 결정한 것 같은데 어제. 오 변호사는 광주 동남구(획정 전 광주 동구), 박주선 의원이 있는 거기 간다고 그러더라. 양 전 상무도 광주의 딸이니 광주에 가야지. (**권은희 의원이 광주의 딸이잖아요 라는 추가 질문에) 권은희 의원이 무슨 광주의 딸인가. 권은희 의원은 지금 광주의 딸로는 탈락했다. 여론조사를 봐도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던데 광주의 딸이라고 해주겠나."

_지난주 한국일보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를 인터뷰 했느데 오늘까지 본인의 역할을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실은 아까 나하고 만나고 갔는데. (**곁에 있던 당 관계자가 화들짝 놀라 일어나며 "기자들하고 안 마주치게 하려고 했는데..."라고 곁들였다.) 출마는 본인이 안 하신대. 나는 김홍걸 교수가 어디(지역구) 한번 뛰어볼 수 있나 의사 타진을 한번 해봤는데 본인이 개인 형편상 도저히 못한다고 했다."

_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는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총선 출마 얘기가 꾸준히 있었는데요.

"나는 잘 모르겠다."

_광주선언에서도 햇볕정책에 대해 언급하셨습니다. 대표께서 대북정책에 대해 언급하실 때마다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 등에서는 많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일부 당 지지자들 사이에는 "왜 민감한 주제를 계속 언급하시나"하며 걱정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광주에서 이야기 한 건 자꾸 오해를 하니 설명하기 위해서 한 거다.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것은 헌법상 정해진 우리의 장기적 목표다. 햇볕정책은 평화통일에 다가가기 위한 전술적 수단이다. 지금 말로 햇볕정책 한다고 해서 (통일에) 다가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북한과) 대화는 고사하고 지금 핵개발하고 미사일개발 하니 그걸 할 수가 없다. 햇볕정책 안 한다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상황에 맞게 햇볕정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것을 묘하게 햇볕정책 포기했느니, 버렸느니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 햇볕정책접근을 통한 변화를 통해 평화통일로 가자는 거다. 목표와 수단을 혼동해서 생각하니 그걸 이해를 못 한다. 예를 들어 전략과 전술은 군사용어다. 저 고지를 갖다 점령해야 한다는 게 전략적 목표라며 작전을 개시를 하고 (병력을) 배치를 하면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공격 해야 하나를 점검한다. 그런데 점검해보니 상황이 변했다, 그럼 작전을 바꿔야지 처음에 정한대로 공격을 개시해 가다가 병사 다 죽어버리면 무모한 일밖에 더 되나. 전술과 전략을 잘 알아야 한다. 목표와 수단을 구분해야 한다. 햇볕정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_국민의당이 햇볕정책 관련 발언을 끈질기게 문제제기 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은 당으로서 지금 역할이 안 되니 사사건건 걸고 넘어지면 혹시라도 당에 도움될까 싶어 하는 거다. 크게 신경 안 쓴다, 나는 국민의당에서 나온 얘기는 논평도 안 한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_김현종 전 유엔대사 영입 두고 당내에서 뒷말이 많습니다. 대표가 국가보위비상대책위(국보위) 참여 전력에 대해 사과하신 것처럼 한미FTA 협상에 관해 유감 표명이나 사과 등을 하게 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 사람이 소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형편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출마를 해도 당선 안될 거다. 선거국면 되면 스스로가 알아 차릴 텐데 그걸 내가 뭐라고 하나. 이 당은 소위 말하는 특정한 이념에 사로잡힌 게 아니라 국민정당이다. 국민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집권을 위해 여러 사람이 다 같이 모여야지 똑같은 사고하는 사람만 있을 순 없다. 정당으로서의 다양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 사람이 한미FTA 시작하게 했다고 해서 미국에 유리하게 한 사람 아니야. 내용을 모르면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안돼."

_문 전 대표가 본인을 모셔온 이유가 당의 안정을 찾아달라는 이유 뿐 아니라 총선 이후의 다른 역할을 기대한 건 아닐까요.

"총선 이후에 내가 특별히 할 역할이 뭐 있나"

_비례대표로 나선다는 얘기에 대해 처음엔 생각 없다고 하셨다가 최근엔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이 바뀌신 겁니까.

"나는 지금도 그런 거 생각 없다. 여태까지 국회의원도 해봤고 장관도 해봤지만 하고 싶으니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필요하니 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살아온 사람이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사정이 딱하고 내가 생각하는 게 있어 온 거다. 언론이 비례 할거냐 말거냐 그건 예의상 어긋나는 짓이니까 그런 일은 절대로 하지 마라. (내가 비례대표를 맡는 것은) 선거 전략이 될 수도 없다.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알아서 결정할 거지 미리 묻지 말아 달라. 난 지금도 당장 때려 치고 가서 편안하게 지내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_처음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으시면서 당시 의석수(108석)를 총선 승패의 기준이라고 하셨는데요.

"내가 와서 현재 의석인 108석 보다 나아지면 나로서는 책임을 다 했다고 본다. 과반수가 넘으면 더욱 좋고. 누가 나보고 160석은 될거라고 한 사람도 있다.(하하)"

_160석 만들어놓으면 집에 간다고 해도 당에서 안 보내줄 것 같은데요.

"내가 대선까지 맡아야 할 의무는 없다. 나는 개인을 위해서 여기 온 사람이 아니라 당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 왔으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결심은 내 자유지 누가 억지로 해달란다고 하지 않는다. 언론도 그렇고 당에 계신 분들도 그렇고 나에 대해 상당히 착각하고 계신 것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뭐를 어떻게 할지 모르면서 이 소리 했다, 저 소리 했다 하는데 내가 무슨 비례대표가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줄 아나."

_당 지지자들은 대표의 직설적 화법을 두고 '시원하다'고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상대를 너무 면박 준다'고 한다. 평소의 화법인가.

"나는 솔직히 얘기하는 게 좋다. 옛날에 대통령을 모실 적에도 직설화법으로 얘기하지 간접적으로 돌려 얘기한 적 없다."

-지금까지 대표가 지목하고 뽑은 사람이 모두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하셨다. 현재 야권 후보로 이름이 언급되는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중에 정권교체를 이끌 분이 있을까요.

"거기에 대해서는 진짜 노코멘트다. 열심히 노력을 하면 올해 가을쯤 되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 본다."

-문 전 대표를 대선에서 도울 생각이 있으신가요.

"내가 보기에 이 사람이 대통령으로 적합하다는 확신 없으면 나는 안 한다."

_박근혜 대통령 국회에 긴급 연설을 위해 왔을 때 3분 정도 따로 만나셨습니다. 일부에서는 두 분이 눈싸움만 하다 어색하게 헤어지셨다는데요.

"둘이서 서 있으니 자연스럽게 얘기한 거다. 눈싸움은 내가 무슨 눈싸움을 하나. 몇 마디 하다 보니 시간이 다 돼 나간 것. 그런 게 언론이 말을 묘하게 지어내는 거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_집권을 위해 더민주가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더민주의 의원님들은 집권에 열을 내고서 의정 활동을 해야 한다. 의원직 자체가 즐거워서 의정 활동을 하면 안 된다. 그럼 정당이 활력이 없다. 그런 게 과거에 이 당에 굉장히 취약했던 점 중에 하나다."

_국민 대부분이 이번에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라는 걸 사실 이번에 처음 겪어봅니다.

"일반 국민이 처음으로 필리버스터가 뭔지 알게 됐고 경우에 따라서는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자기네들의 생각을 갖다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있다는 도구라는 것 알게 됐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아직은 우리의 민주의가 완전히 성숙됐다고 볼 수 없다. 그런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_새누리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한 반응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새누리당은 여당이니 야당이 필리버스터 하는데 욕이나 하지 어떤 반응을 보이겠나."

_필리버스터 한 사람 의원들에게 따로 밥이라도 사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살짝 웃으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필리버스터 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느꼈냐고 물어나 볼 수 있다."

_여야 대표회동에서 만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어떻게 평가십니까.

"기존에는 (두 사람을) 잘 몰랐다. (여야 회동에서)그쪽은 그 쪽대로 주장, 우리는 우리대로 주장하니까 구경 하는 게 답답하다. 나는 사실 그 동안 협상 진행 과정을 잘 모르니 주도적으로 얘기를 할 수는 없다. 협상이라는 게 접근을 하려고 노력을 해야지 의미가 있는데 여기는 평행선을 걷고 있다. 평행선으로 가면 협상 결론이 날 수 없다. 내가 보니 그 사람들(김무성ㆍ원유철)이 행동반경이 없어요. 행동반경이 없으니까 평행선으로 갈 수밖에 없다.”

_앞으로 총선 정책이나 공약에 '경제민주화'가 많이 반영될 것 같은데요.

"선거 앞두고 결국은 국민의 삶이 가장 큰 이슈다. 모든 사람이 살기 어렵다고 얘기하고 가계부채 1,200조원이 넘어가 거기서 상환이 불능한 금액이 300조원 가까지 간다고 한다. 이 문제는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이냐, 이것이 선거에 쟁점화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아무리 (정부와 새누리당이) 안보몰이 하려고 해도 이제 유권자들은 안 받아들인다. 우리 당 사람들은 내가 보기엔 상당히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이다. 나보고 '선거만 끝나면 떠나버릴 사람이니 선거에 관심이 없지 않나'고도 한다더라. 그러나 내가 여기 온 게 선거결과를 따먹으려는 것 아니고 내 평판을 위해서라도 선거에서 소정의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_국민의당에서는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정치적 예의가 아니지 않냐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정치적 예의와는 관계가 없다. 사실은 그보다 더 심한 얘기를 할 수도 있는데 참고 안 하는 거다. 기본적으로 안철수 의원이라는 돌발적인 사람이 정치권에 들어와 한국정치의 정치적 비용을 너무 높여놨다. 별로 그렇게 그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안 본다. 자기 이기심에 사로잡혀가지고 오늘날 야당을 이 꼴을 만들어 놓은 거 아닌가. 그렇다고 해서 자기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냐면 그것도 없다. 그럼 결과는 뭔가, 야권분열을 했다는 책임에서 절대로 못 벗어날 것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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