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태지의 팬들이 서태지의 이름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돕는 자선 단체 ‘희망나비’에 1,300여만원을 기부한다.
서태지 팬들로 이뤄진 서태지마니아의 김모씨는 29일 “서태지 45번째 생일을 기념해 팬들이 연 행사에서 모은 수익금 1,300여만원 전액을 희망나비에 3월 중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태지마니아는 서태지의 생일(21일)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서울 신대방동 보라매 청소년 수련관 다이나믹홀에서 ‘서태지 온리전-아저씨, 굿즈(상품) 있어요’를 열었다. 500여 명이 몰린 이 행사에는 서태지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그의 팬이 쓴 소설 ‘갓 빌린 소설책’ 등 서태지 관련 상품이 팔렸다.
서태지마니아는 서태지 생일을 맞아 팬덤 문화 공유를 위해 자발적으로 이 행사를 기획했다. 서태지 팬들이 서태지를 주제로 창작물을 만든 뒤 전시 등을 열고 그 수익금을 자선 단체에 기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를 기획한 김 씨는 “팬끼리 새로운 문화를 즐기자는 차원에서 행사를 열었지만, 그 결실을 사회와 나누기 위해 팬들 투표를 거쳐 수익금 기부처를 희망나비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후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문제 해결에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피해 할머니들의 한숨만 늘어가는 상황에 서태지 팬들이 지원의 뜻을 함께 한 것이다.
서태지 팬클럽은 문화 소비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 참여에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서태지 팬클럽은 지난 1996년 서울시 청사를 찾아가 사회단체 설립신고서를 내고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 철폐 운동을 비롯해 저작권 보호 캠페인 등을 벌인 바 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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