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기능을 놓고 미국 애플과 특허 소송전을 벌였던 삼성전자가 1심 결과를 뒤집고 완승을 거두는 반전을 일으켰다. 1심에서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됐던 3건이 모두 무효가 됐다. 반면 1심에서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결론 난 1건은 그대로 인정됐다.
2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은 삼성전자와 애플간에 벌어진 2차 기능소송 항소심에서 이 같이 판결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에서 디자인에 관련된 1차 소송과 기능을 둘러싼 2차 소송 등 두 가지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번 판결은 2차 기능 소송에 대한 것이다.
1차 소송은 애플이 2011년 아이폰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갤럭시S2 등을 상대로 제기했으며, 2차 소송은 애플이 2012년 2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1,2와 갤럭시S3 등이아이폰4의 5가지 기능 특허를 침해했다며 제기했다. 이후 삼성전자도 2012년 4월 애플이 사진분류 등 2건의 기능 특허를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벌였다.
2014년 5월 열린 2차소송의 원심에서는 애플의 특허 3건을 침해한 삼성전자가 약 1억2,000만달러(1,477억원)를 애플에 배상하고, 삼성전자의 특허 1건을 침해한 애플은 약 16만달러(약 2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법원은 이를 완전히 뒤집어 애플 특허 3건 중 화면을 옆으로 밀어서 잠금을 푸는 기능과 문자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오타를 수정해 주는 기능 2건에 대해 ‘특허 무효’로 판결했다. 나머지 1건인 1건인 애플의 퀵 링크 기술에 대해서도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퀵 링크는 문자메시지에 표시된 인터넷 주소를 누르면 해당 웹페이지로 연결되거나 전화번호를 누르면 전화가 걸리는 기능이다. 특히 퀵 링크 기능은 삼성전자의 1심 배상액 중 9,800만달러로 80% 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애플이 삼성전자의 사진 분류 특허 1건을 침해했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업계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온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4년 3월 열린 1차 디자인 소송의 1심은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9억3,0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듬해 5월 열린 항소심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배상 해야 하는 액수가 5억4,800만달러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이 배상액을 일단 지불하고 미 대법원에 상고를 신청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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