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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농구-야구, '초보 감독 반란'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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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농구-야구, '초보 감독 반란' 비결은?

입력
2016.02.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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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웅(왼쪽부터)-추승균-김태형 감독.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p align="left">한국 프로스포츠에 '초보 감독' 시대가 활짝 열렸다.

<p align="left">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지난 25일 OK저축은행을 꺾고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7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최태웅(40) 현대캐피탈 감독은 사상 최초로 사령탑 데뷔 첫 해에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고, 남녀프로배구를 통틀어 최연소 우승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p align="left">지난 21일에는 남자프로농구에서 전주 KCC의 추승균(42) 감독이 역시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에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5시즌 프로야구에서도 두산의 '새내기 사령탑' 김태형(49) 감독이 정상에 올랐다. 모두 40대인 이들 초보 사령탑들이 단번에 팀과 선수들을 바꿔놓은 비결은 무엇일까.

<p align="left">◇최태웅, 섬김과 '스피드 배구'

<p align="left">최태웅 감독은 선수 시절인 2010년 림프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사실을 가족에까지 숨기고 출장을 이어가는 투혼을 발휘했고, 다행히 암 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p align="left">최 감독은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뒤 팀 체질 개선을 위해 '스피드 배구'를 내세웠다. 공격할 때 모든 선수가 유기적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배구이다.

<p align="left">선수들에게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bull;섬김 리더십)'을 선보였다. 핵심은 리더와 팀원간의 신뢰다. 최 감독은 권위적인 감독으로서 윽박지르는 대신, 형님이 돼 동생 같은 선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했다. 지난 9일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뒤지고 있을 때 그는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에게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너희를 응원하는 거야. 그 힘을 받아 한 번 뒤집어봐. 이길 수 있어"라고 용기를 북돋았다. 따뜻함이 묻어있는 '최태웅 어록'들은 위기 상황에서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왔다.

<p align="left">◇추승균, 결단력 있는 '형님'

<p align="left">추승균 감독은 '원 클럽맨'이다. 부산중앙고-한양대를 졸업한 뒤 KCC의 전신 대전 현대에 1997년 입단했고,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별명으로 2012년 KCC에서 은퇴했다. 추 감독은 현역 시절 함께 했던 후배들을 '형님 리더십'으로 이끌며 팀 체질을 개선했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유니폼에 있던 별 5개(5회 우승 상징)를 뗐다. 초보 감독답지 않게 결단도 과감했다. 외국인 선수 장단신제 도입에 따른 변화를 빨리 예측했고, 신중한 검토 끝에 1라운드에서 안드레 에밋(191㎝)을 선발했다. 이어 에밋과 리카르도 포웰의 동선이 겹친다는 판단에 지난해 12월 포웰과 인천 전자랜드 허버트 힐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 결과 에밋은 득점 기계, 힐은 골밑의 버팀목으로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김태형, 친근한 '곰탈여우'

<p align="left">김태형 감독의 별명은 '곰탈여우'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뜻으로 우직한 외모와 달리 빠른 판단력과 수많은 전략을 갖고 있다는 데서 붙은 별명이다.

<p align="left">선수단을 이끌어가는 김 감독의 모습 역시 '곰탈여우'다. 감 감독은 2014년 말 사령탑에 오른 뒤 "'허슬두'가 사라졌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하지만 '채찍'만 가한 것이 아니다. 지도자의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각으로 선수들과 수시로 대화하고, 농담으로 다가가는 친근함까지 갖췄다.

<p align="left">사령탑으로 처음 치른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는 연일 상대팀을 향해 도발적인 멘트를 날렸다. 상대를 흔드는 한편 '자신감' 있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속 선수들의 불안감을 지워냈다. 초보 감독의 리더십에 똘똘 뭉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미러클'를 재현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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