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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집권 연정 과반 실패…흔들리는 정치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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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집권 연정 과반 실패…흔들리는 정치 지형

입력
2016.02.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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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연정의 정권 재창출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가 고심에 빠져있다. AP
집권 연정의 정권 재창출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가 고심에 빠져있다. AP

아일랜드 집권 여당인 통일아일랜드당과 연정 파트너인 노동당이 26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아일랜드 정치 지형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아일랜드 공영방송이 발표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28일 정오 현재 하원 총 158개 의석 가운데 통일아일랜드당은 28석, 노동당은 4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통일아일랜드당과 정권을 번갈아 잡아온 야당인 공화당은 29석을 얻었고 좌파정당인 신페인당은 13석을 차지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추세로 봤을 때 통일아일랜드당이 최대 50석을, 공화당은 40석 내외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당은 출구조사 결과 지지율이 7.8%에 그쳐 10석 이상 확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최종 결과는 사표 방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복잡한 선거 방식 탓에 내달 1일 이후 나올 예정이다.

새 정부구성을 위해 필요한 과반 의석은 80석이어서 통일아일랜드당과 노동당을 손을 잡은 연정 정부의 정권 연장은 무산된 셈이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개표 초반 “집권 연정은 재집권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일찌감치 선거 패배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은 과반 확보를 위해 새로운 연정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양당 연합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은 1922년 아일랜드 내전 이후 한 번도 손을 잡은 적이 없는 라이벌 관계다. 더구나 구제금융을 부른 공화당과 긴축정책으로 민심을 잃은 통일아일랜드당이 손을 잡기는 외형상 불가능해 보인다. 통일아일랜드당의 선거전략가인 마크 모텔은 “두 거대 당이 행보를 함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렇다고 양당이 급진 좌파인 신페인과 연정을 도모하기는 더욱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의 대연정 관측이 재차 힘을 받고 있다. 마이클 마틴 공화당 대표는 “어떤 연정 협상도 의석수가 아니라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통일아일랜드당과의 대연정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만일 어떤 당도 연정을 통해 다수당의 지위에 오르지 못한다면 재선거가 불가피해진다. 모텔은 “재선거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 일간 가디언은 연정구성이 난해해진 상황에 대해 경제난과 이에 따른 복지축소로 아일랜드 민심이 기존 정치권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아일랜드가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고 보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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