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부쩍 늘면서, 중국이 지난해 한국 기업을 가장 많이 인수한 국가로 떠올랐다. 중국은 국내 제조업 기술이나 한류 콘텐츠 확보를 위해 한국 기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신고대상(인수회사의 자산 또는 매출이 2,000억원 이상) 중 지난해 중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한 사례가 10건으로 나타났다.
중국 다음으로는 유럽연합(EU)이 7건, 미국이 6건, 일본이 5건으로 뒤를 이었다. 2013년에는 일본 기업이 인수한 사례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은 2건에 그쳤으나, 2년 만에 중국이 한국 기업을 가장 많이 사들인 나라로 부상한 것이다. 중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규모도 2013년 400억원, 2014년 6,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조6,000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이 국내 8위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을 인수했고, 중국계 펀드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이 ‘또봇’으로 잘 알려진 국내 완구업체 영실업을 사들였다. 국내 반도체 부품업체 피델릭스는 중국 동심반도체에 팔렸다. 중국 쑤닝그룹이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레드로버의 주식을 취득하고, 중국 DMG그룹이 방송프로그램 제작사 초록뱀 미디어 주식을 사들이는 등 미디어 시장에서의 중국 기업 진출도 활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국내 제조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확보하거나 중국 내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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