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프로야구 LG-SK의 캠프 평가전이 열린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구장. 오후 1시 경기가 열리기 2시간 전부터 LG 구단 VIP들이 이 곳을 찾았다. 구본준 LG 구단주를 비롯해 LG 트윈스 임원동호회장을 맡고 있는 이규홍 서브원 사장, 정병철 고문, 양재훈 ㈜LG 전무이사가 신문범 구단 사장, 백순길 단장과 함께 자리를 뜨지 않고 경기를 관전했다.
LG 오너 일가의 야구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다. 구본무 그룹 회장은 구단주 시절 거의 매년 전지 훈련지를 방문했으며, 동생 구본준 구단주 역시 구단주대행 때부터 해마다 캠프에 들렀다. 그런데 구본준 구단주의 이번 방문은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LG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직후 캠프가 열린 2014년과 2년 연속 4강에 오른 2015년에는 업무와 일정 탓에 방문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9위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친 뒤 올해 이 곳을 다시 찾게 된 것이다.
LG전자 부회장이던 구본준 구단주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LG에 신설된 신성장사업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캠프 방문에 대해 구 구단주가 LG전자에서 나와 심적인 여유를 찾으면서 애착을 갖고 있는 야구단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표출할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 구단주는 오키나와에 도착한 26일 오후 선수단 숙소에서 만찬을 열어 “올해는 최고 인기 구단에 걸맞은 성적을 내자”고 독려했다. 전문가 못지 않은 야구 식견을 가지고 있는 그는 이번에도 경기를 지켜보던 도중 선수들의 상세한 프로필까지 자연스럽게 꺼내‘야구광’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28일 귀국한 구 구단주의 야구 사랑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오키나와=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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