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모델인 여성이 차량 화재로 허벅지에 흉터가 남았다면 노동력 상실에 해당돼 사고 책임자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7단독 정성균 판사는 모델 김모(23ㆍ여)씨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이하 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연합회는 김씨에게 3,27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2014년 6월21일 강원 강릉시 정동진 입구 사거리에서 장모씨가 몰던 유조차가 전복되면서 차량에서 흘러나온 휘발유에 불이 붙었고 김씨가 탑승하고 있던 차량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다행히 김씨는 차에서 탈출했지만 양쪽 허벅지 뒷부분에 2도 화상을 입었고 흉터가 영구적으로 남게 됐다. 김씨는 이에 해당 유조차 공제 사업자인 연합회 측에 “3,3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일반적으로 흉터에 대한 배상은 국가배상법 시행령에 따라 결정된다. 무릎이나 팔꿈치 아래 부분 흉터의 경우 ‘일상적 노출면’에 해당한다고 보고 5%의 노동능력이 상실된 것으로 판단해 피해자의 수입규모에 맞춰 배상액이 산정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김 판사는 “김씨의 흉터 부위가 노출면은 아니지만 모델 겸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다”며 “김씨의 다리 노출면에 남은 추한 모습은 일반 사람들의 흉터에 준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김씨가 흉터 때문에 60세까지 총 소득에서 손실을 입게 될 부분(5%) 2,600여만원과 레이저 성형비용 410만원, 위자료 200만원을 연합회 측에서 모두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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