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대(對)테러 전략 거점인 지부티에 해군기지 건설에 들어선다.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로는 처음이다.
27일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부티 정부와 우호적 협상을 벌인 끝에 기지 건설에 합의하고 최근 기반시설에 대한 공사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중국군이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호송, 평화유지, 인도주의 구호 등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보급 정비기지로 쓰일 것”이라며 “현재 관련 시설의 기반공사가 이미 시작돼 일부 파견인력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모두 5억9,000만 달러(7,295억원)를 투입해 이 기지에 항만 사용권을 확보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중국 초상국(招商局) 국제유한공사가 지원하는 이 공사는 모두 124억 달러가 투입되는 지부티 항만시설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시된다.
지부티는 인구 90만명이 채 안 되는 소국이지만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지리적 요충지다. 미국은 이곳에 드론(무인정찰폭격기) 기지와 대테러 특수부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일본도 해적 퇴치 함대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지난 2008년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퇴치 작전을 수행한 이래 줄곧 이 해역에서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3∼4월 내전에 벌어진 예멘에서 중국인 900명을 철수시키는 환승항으로 지부티항을 이용한 이후 지부티 정부와 협상을 벌이기 시작했다.
중국측은 미국의 일본 오키나와기지처럼 항공모함이나 전투기 등 대규모 공격용 무기나 군사장비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 항만을 상품 하역, 군함 보급 정비 등으로만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해군군사전문가 리제(李杰)는 “이 기지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중국이 북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등의 긴급사태에 대한 신속 대응능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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