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청 산하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 26일 이사회를 열고 직무와 관련해 기상 업체로부터 접대를 받은 이희상(60) 원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기상진흥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2014년 11월 대전 유성구의 한 유흥 주점에서 기상 업체 S사로부터 120만원 가량의 술 접대를 받은 사실이 최근 국무조정실에 의해 적발됐다. 이 원장은 국무조정실 조사에서 접대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진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진흥원은 기상 장비 연구ㆍ개발과 관련해 연간 25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S사는 최근 3~4년 간 연구ㆍ개발비 명목으로 기상진흥원에서 6억5,000만원 가량을 지원 받았다.
일각에선 내부 알력이 원장 해임 배경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기상진흥원 관계자는 “기상 장비 ‘라이다’를 둘러싼 납품 업체와의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업체와의 유착 세력을 이 원장이 정리하려 해왔고 이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이가 생겼다”며 “아마 투서가 들어갔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라이다는 공항 활주로에서 갑자기 부는 돌풍을 탐지해 항공의 안전한 이착륙을 돕는 장비로, 이 장비의 성능을 둘러싼 납품 업체와 기상청ㆍ기상진흥원 등 정부 측 간의 법정 공방이 장기간 이어져왔다. 지난해 10월 서울고법이 1심을 뒤집고 기상청 측 손을 들어줬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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