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깜짝’ 카드로 4강행 티켓을 따낼 수 있을까.
KGC인삼공사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서울 삼성과의 1차전에서 96-71로 대승을 거뒀다. 1차전 승리와 함께 ‘전성현 카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1승이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슈터들에게 기대를 건다. 누구라고 이야기 하지 않겠지만 괜찮은 슈터가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지목한 선수는 전성현이었다. 전성현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정규시즌을 뛰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전성현을 가장 중요한 PO의 히든 카드로 준비한 것이다.
위험부담도 있었다. 정규시즌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이상민 삼성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경험이 많은 선수가 무섭다. 전성현이 들어오면 우리 팀은 더 좋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막상 뚜껑을 열자 전성현이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코트를 휘저었다. 전성현은 이날 3점포 4개를 넣는 등 16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전성현이 연습을 많이 했다. 손규완 코치와 야간에 틈만 나면 연습을 했다”며 “특히 디펜스 연습을 계속 시켰다. 디펜스를 못하면 위축이 돼 슛이 안 들어갈 수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성현 역시 “감독님께서 (불법 스포츠 도박)사건 이후 ‘열심히 만 하고 있으면 책임을 진다’고 해주셨다”며 “‘한 명만 죽어라 따라다니다가 슛을 던져라’고 하셨다. 그것만 생각하고 뛰었다”고 복귀전 소감을 밝혔다.
물음표가 가득했던 김 감독의 ‘전성현 카드’는 1차전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전성현 카드가 통하면서 이정현까지 살아난 것은 kGC인삼공사에 또 다른 무기가 됐다. 김 감독은 “전성현에게 상대 수비가 집중되면 이정현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역시 이날 16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의 한 축을 담당했다. 감을 잡은 전성현과 이정현이 힘을 합치면 KGC인삼공사가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삼성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김승기 감독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전성현을 활용하겠다”며 “홈에서 2연승을 하고 서울에서 4강행을 확정 짓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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