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 난민캠프에 있는 난민 일부를 이주시키려는 프랑스 당국의 계획이 법원의 승인을 얻었다. 영불해협을 지나는 ‘채널 터널’의 프랑스 측 출발지인 칼레에 있는 이 난민 캠프에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난민 4,000여 명이 머물고 있다.
프랑스 릴 행정법원은 25일(현지시간) 칼레 난민 일부를 이주시키려는 지방 정부의 계획에 대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칼레가 있는 파드칼레도(道)도 4,000명 가량의 칼레 난민 가운데 800∼1,000명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파드칼레도 관계자는 “현재 칼레 난민촌은 ‘정글’이란 오명을 얻을 정도의 열악한 환경”이라며 “난민 일부를 최근 건설된 인근 난민촌으로 옮기거나 프랑스 내 다른 수용시설로 이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배소나 학교 등 공공시설은 그대로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주 시한이 지난 23일 종료된 가운데 법원은 인권단체에 의해 제기된 소송에서 지방정부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난민들이 겨울을 무사히 지낼 수 있도록 지난달 기존 난민캠프 내 텐트 일부를 철거하고 2층 침대와 난방 장치, 창문이 있는 컨테이너 125채를 설치했다. 이 시설에는 1,500명 가량이 살 수 있다. 그러나 새 시설은 지문을 인식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많은 난민이 영국으로 가기가 어려워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면서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불도저 등을 동원해 난민촌 일부를 철거했다.
난민들은 일자리가 더 많고 영어를 사용하는 영국으로 가기를 바라고 있으며, 지난해 난민 일부가 영국으로 향하는 페리의 화물트럭에 숨어 밀입국을 시도하기도 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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