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멕시코 우범지역에서 살인과 방화 등의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도시인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4명 이상의 괴한이 한 집에 난입, 갓 퇴근한 남성(17)을 총으로 살해했다. 지난 19일에는 후아레스에서 13살짜리 소년을 포함한 4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멕시코 북부에 위치한 후아레스는 지난 17일 교황이 멕시코 방문 일정 마지막 날 방문, 미사를 열고 인신매매 등 범죄를 강력히 비난한 곳이다. 리오그란데 강을 끼고 미국 텍사스 주 엘파소와 다리로 연결된 국경도시로, 이민자 등을 상대로 한 살인과 납치, 마약 범죄로 악명이 높다. 또 지난주에 수감 중인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이끄는 시날로아 카르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방화가 후아레스 교외에서 일어났으며, 불탄 가옥 5곳 중 2곳에서는 이미 납치돼 살해된 것으로 의심되는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다.
한 방송은 “교황이 후아레스를 방문할 당시 지역 범죄조직들이 12시간 동안 평화 협정을 맺었다”면서 “교황이 떠난 뒤에 다시 싸움을 재개한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이 들렀던 마약범죄의 중심지 미초아칸 주에서도 범죄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주 교황이 로마로 되돌아간 뒤 이튿날 아침 아파친간 시에서는 라 파미리아 미초아카나 카르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목이 잘린 머리가 발견됐다. 서부 지역에 있는 미초아칸 주는 마약 생산과 밀수경로를 확보하려고 패권 다툼을 벌이는 마약갱단 간의 싸움이 끊이질 않는 마약범죄의 태생지다.
한편, 교황은 지난 12∼17일 멕시코 방문기간에 위험지역과 빈곤지역 등지를 일일이 찾아 미사를 집전하고 권력층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살인 등 마약범죄와 폭력, 부정부패에 단호히 맞서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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