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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중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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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남중국해

입력
2016.0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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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경쟁적인 무력시위가 일상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지금까지는 다소 거리를 둬온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유관국가들까지 뛰어들기 시작했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 사령관은 24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남중국해 해역과 상공은 공공의 국제영역”이라며 “중국의 군사기지화가 본격화한 남중국해 인공섬 근처에서 계속 군사작전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공모함 전단의 추가배치는 어려울 수 있으나 원자력추진 공격용 잠수함ㆍ구축함의 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동시에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음을 공개 경고한 것이다.

비슷한 시각 중국은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항에서 독자적으로 건조한 신형 미사일 호위함인 샹탄(湘潭)함의 명명식을 진행했다. 최대 길이 140m, 폭 16m에 만재배수량 4,000여톤에 이르는 샹탄함은 원거리 경계 및 방공 작전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중국 언론들은 강한 추진력의 신형 엔진 개발을 통해 항공기와 무기개발 사업에 “중대 돌파구가 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모두 다분히 남중국해에서의 미중 갈등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12해리 이내로 함정을 보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중국도 미사일과 전투기 등 각종 신무기들을 잇따라 공개하며 남중국해 내 인공섬을 중심으로 군사기지화를 기정사실화해왔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중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호주도 국방비 지출을 대폭 확대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호주 정부는 2020년에 국방비를 1,960억호주달러(약 173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향후 10년간 300억호주달러(약 26조6,000억원)를 국방비로 더 쓰겠다는 것이다. 맬컴 턴불 총리는 새 국방백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특히 남중국해와 한반도 등을 둘러싼 상황을 거론한 뒤 “중대한 상황이고 위험도 크다”면서 “기회가 늘어난 만큼 기회를 놓쳤을 때의 비용도 크다”고 말했다. 남중국해 분쟁에 직간접으로 관여할 것임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도네시아도 남중국해에 위치한 자국령 나투나 제도를 해양기지화하고 주둔 병력도 2배 증강하겠다고 나섰다. 리아미자르드 리아꾸드 국방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해양군사기지 구축, 프리킷함 3척 파견, 활주로 연장, 레이더 설비 확충, 전투기 배치, 특수부대 투입 등을 거론한 뒤 “북쪽으로부터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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