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남자의 취향이 궁금했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노래를 즐길까. tvN '응답하라 1988' 속 '봉블리' 정봉이를 벗은 민낯은 어떤 모습일까. 배우 안재홍을 직접 만나 그 궁금증을 풀었다. 성심성의껏 답하는 모습이 정봉이처럼 사랑스럽기도 하고, 무뚝뚝하지만 수줍음이 묻어 나오는 모습은 부산 남자를 떠올리게 했다.
-정봉이와의 싱크로율은.
"별로 안 닮았다. 정봉이처럼 사랑스럽지 않다. 부산남자 특유의 무뚝뚝한 면이 있다. 손재주도 부려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정봉이 글씨는 전부 내가 쓰긴 했다. 일부러 또박또박 힘주어 썼다."
-강동원 패러디가 웃기더라.
"꾸미거나 과장없이 그대로 따라하려고 했다. 동공 위치와 우산 각도를 계산했다. 입꼬리도 열심히 찢었다. 입술에 경련이 일어났다."
-자취경력 10년인데 요리는 잘하나.
"많이 해먹는 편이다. 마요네즈를 좋아해서 볶음밥에 비벼 돌김에 싸먹는다. 황태포에 간장마요네즈도 진짜 맛있다. 차슈도 직접 만들어먹는다. 차슈 덮밥도 좋고 양파 슬라이스에 싸먹어도 최고다."
-혹시 취사병 출신인가.
"아니다. 스무살 때 입대해 보급병으로 복무했다. 내가 요리사가 아니다(웃음). 얼마 전 SNS에 동파육 사진을 찍었는데 댓글에 '동파육도 만들다니 대단하다'고 적혀 있어서 빵터졌다. 동파육 처음 먹어봤다. 사서 먹은 건데 사진만 올리면 자꾸 만들었다고 오해한다."
-팬과 소통을 자주 하나보다.
"댓글을 많이 본다. 읽다보면 악플도 가끔 보는데 아무래도 상처를 받게 된다. 그래도 털어버리고 잊으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맛있게 먹은 건 뭔가.
"로컬맥주가 있다. 색다른 맛이다. 커피도 맛있다. 진한 맛이 난다. 한국 올 때 커피랑 루이보스 차를 사왔다."
-또 '납치여행'를 당한다면.
"급하게 그렇게 언제 또 여행을 가볼까.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나영석PD님이 오랜기간 공들여서 우리를 위한 서프라이즈를 계획하신 것도 감사하다. 납치라는 안 좋은 말을 쓰고 싶진 않는데 아무튼 감사한 납치였다."
-나영석PD가 차기 짐꾼으로 지목했던데.
"너무나 감사하다. 가고 싶다. 남극으로 가면 어떨까. 더운 아프리카와 정반대인 곳이기도 하고 펭귄도 보고 싶다. 하하하."
-극한 남극이라니, 여행 좋아하나.
"휴가 받으면 여행가고 싶다. 사실 '꽃청춘' 가는 줄 모르고 2월 17일에 동유럽행 비행기표를 끊어놨다. 위약금 내고 환불처리 받았지만 아쉽지는 않다. 아프리카가 너무나 좋았다. 뭐가 좋았느냐고 말하면 다른 것들이 아쉬울 정도로 모든 것이 최고였다. 기회가 되면 동유럽에도 구경가고 싶다."

▲ 임민환기자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는 본인 취향인가. 다소 올드하다. (안재홍이 90년대 가요와 팝을 틀었다.)
"줏대가 없어서 이것 저것 다 듣는다. 요즘은 장범준이 부른 드라마 '시그널' OST를 자주 듣고 있다. 장범준 팬이다. '슈퍼스타K3'때 버스커버스커에 투표도 했다. 슈퍼위크 가기 전부터 끌렸다. 문자 참여하는 걸 좋아한다. 'K팝스타' 악동뮤지션에도 한 표 보냈다."
-이야기를 들으니 정봉이와 비슷한 면이 많다.
"나는 잘 모르겠다. 정봉 캐릭터로 큰 사랑 받았다. '봉블리'라는 수식어는 배우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응팔'은 절대 잊지 못할 작품이다. 정봉이가 너무 큰 사랑 받아 불안하냐고 묻는 분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매 작품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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