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가 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요구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미국에 해롭다”고 발언했다.
쿡 CEO는 24일(현지시간) A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어렵고도 옳은 일이었다”며 “그들의 요청에 굴복하는 것은 미국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애플이 FBI에 협력하라는 연방법원의 명령을 거부한 이후 쿡 CEO의 첫 매체 인터뷰다.
연방법원은 16일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소지했던 아이폰 잠금해제에 협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반발해 애플은 “우리는 국가 안보를 위해 개인의 사생활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는 공지문을 게시했다. 애플은 “당사의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 내 ‘백도어’를 만드는 일에 어떤 국가의 어느 정부와도 협력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에 미국에서는 국가 안보와 개인 정보 보호를 둘러싼 가치 논쟁이 벌어졌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앞으로 애플을 쓰지 않겠다”며 맹공했으나 실리콘밸리는 대체로 애플의 편에 섰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잭 도시 트위터 회장 등이 애플의 결정을 지지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공화당 후보 마르코 루비오는 중립을 표명했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도 “애플은 FBI에 개별적인 사안에서는 협력할 필요가 있으나 미국 정부는 항상 그 이상을 요구했음을 염려한다”는 미온적인 입장을 내놨다.
애플은 26일 연방법원에 법적인 이의를 제기하는 문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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