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와 발칸반도 국가의 내외무장관들이 모여 국경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칸국가들은 나아가 향후 난민 유입을 완전히 금지하겠다고 암시했다. 그리스와 독일이 오스트리아 주도의 독자 노선에 반발하면서 난민 문제를 둘러썬 유럽연합(EU)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빈에서 열린 장관회의에는 EU 회원국 오스트리아ㆍ슬로베니아ㆍ크로아티아ㆍ불가리아와 비회원국 발칸 반도 국가인 알바니아ㆍ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ㆍ코소보ㆍ마케도니아ㆍ세르비아ㆍ몬테네그로가 참석했다. 합의문에는 “서부 발칸반도 노선에 이어지는 난민 유입 흐름을 크게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인가된 여행문서가 없거나 위조된 문서를 들고 움직이는 난민의 입국을 거부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회의를 주재한 요한나 미키-라이트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난민 문제는 EU의 생존 문제”라며 “우리는 당장 난민 유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키-라이트너 장관은 EU 주축의 반발을 의식한 듯 “우리는 EU 차원의 공동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지만 “중요한 것은 시기”라며 “EU가 빨리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압력을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EU 주도국인 독일은 오스트리아의 독자노선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크리스티아네 비르츠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범유럽적 해법이 독일 정부가 고려하는 최우선 사항”이라고 발언했다. 그리스 역시 최대 난민 유입국인 자국을 오스트리아가 회의에 참여시키지 않은 것에 불만을 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니코스 코치아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우리가 초대받지 않은 채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우리 국가에 대한 비우호적인 행위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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