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서건창/ 김주희기자
"시즌이 끝난 뒤에 말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팀의 위기'에 대해 묻자 서건창(27·넥센)이 힘주어 답했다. 외부의 평가를 뒤집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넥센은 이번 겨울 박병호(미네소타), 손승락(롯데), 유한준(kt)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빠져나갔다. 올해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어야 하는 서건창에게는 더 힘든 시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에서 만난 서건창은 "비시즌 동안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훈련을 했다"며 "제 2의 박병호가 나올 수도 있다"며 팀의 새로운 변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넥센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나뿐 아니라 선수단이 전혀 (외부 평가에) 개의치 않고 있다. 캠프를 잘 치르고, 준비한 걸 잘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시즌이 끝난 뒤에 결과로 말하면 된다. 평가가 틀렸다는 걸 증명하면 되니까 시즌 끝나고 이야기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넥센은 팀의 위기에서 새로운 선수가 튀어 나오곤 했다.
"그게 우리 팀 컬러 같다. 선수들이 겨울부터 눈에 불을 켜고 한 걸 봤다. 어린 선수들이 그렇게 하려는 걸 보고 나도 자극을 많이 받았다. 좋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빠져나간 선수들이 있지만 그것 때문에 훈련 태도나 분위기가 또 달라지는 건 좋은 점인 것 같다."
-타선에 '박병호가 없다'는 건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텐데.
"(강)정호(피츠버그) 형이 떠났을 때도 (김)하성이가 나타나 공백을 잘 채웠듯 병호 형 자리도 다른 선수들이 잘 채울 것 같다. 솔직히 병호 형이 빠지면서 손실은 클 수밖에 없다. 위압감이 줄어들고. 하지만 그렇다고 야구를 안 할 수도 없지 않나.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좋은 선수가 분명 나올 것이고, '제2의 박병호'가 나올 수도 있다."
-박병호가 남긴 말은 없나.
"걱정을 많이 한다.(웃음) 팀에 대한 애정이 많은 선수이고, 선배였다. 내가 주장을 하는 것도 걱정하고, 팀 걱정도 하고.(웃음) 서로 응원을 많이 해준다. (형에게) 돌아오지 말라고 이야기해줬다."
-올 시즌부터 고척스카이돔으로 홈 구장을 이전하는데.
"홈 구장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가장 유리해야 하는 게 맞고, 그러려면 잘 적응해야 한다. 경기를 자꾸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적응이 될 것 같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고척돔에서 '빠른 야구'를 가동한다고 강조했는데.
"도루도 물론 과감하게 시도하고, 성공률도 높여야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준비를 많이 하는 건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이다. 한 베이스 갈 걸 두 베이스 가려고 한다. 우리 팀에는 2루까지 못 갈 걸 3루까지도 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그런 게 선수 개인에게는 한두 개이지만, 그게 쌓였을 때는 팀에 큰 도움이 된다. 다들 누가 해주겠지 하는 게 아니라 과감하게 공격적으로 자기가 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강팀 이미지를 구축했다. 팬들의 기대치도 더 커졌다.
"우리 팀은 쉽지 않은 이미지를 잘 만들어온 것 같다. 3년간 쌓아 놓은 게 있기 때문에 지키려고 해야 한다. 재미있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 밖에서 우려하는 만큼 선수들은 오히려 기대가 크다. 걱정보다는 빨리 개막해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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