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갑부인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과 권력층 친ㆍ인척 사이의 정경유착 네트워크가 폭로됐다. 왕 회장은 2013년과 지난해에도 정경유착 의혹에 휩싸였고, 당시엔 시진핑(習近平) 현 국가주석 일가 연루설도 제기됐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베이징특파원인 마이크 포사이스 기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완다그룹 내부 문건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부동산ㆍ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완다그룹이 중국 권력층의 가족과 친지를 주주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고 비판했다.
포사이스 특파원이 공개한 문건은 2건의 완다그룹 주주회의 회의록이다. 이에 따르면 왕자오궈(王兆國)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아들 왕신위(王新宇)가 완다그룹의 4대 주주이고, 자칭린(賈慶林) 전 전국정협 주석의 사위 리보탄(李伯潭)이 경영하는 우구펑(五谷豊)투자자문사와 유명 연예인의 모친 리줘성(李?生)도 완다그룹의 주주였다.
2007년 7월28일 열린 주주회의에서는 다롄허싱(合興) 등 완다그룹 산하 4개사가 밍하오(銘豪)지주회사에 완다그룹 주식 300만주를 양도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밍하오는 왕신위가 실질적인 대주주로 알려졌다. 밍하오의 당시 주식 매입가는 50만달러(6억1,000만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시가는 매입가의 1,280배인 6억4,000만달러(7조9,000억원)를 호가한다.
2011년 임시 주주회의에서는 우구펑투자자문사가 주식 3,240만주를 매입해 주요 주주로 부상했고, 리줘성은 주식 1,800만주로 0.482%의 지분을 차지했다. 포사이스 특파원은 “리줘성이 완다그룹의 주주가 된 이유가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왕 회장은 2013년 9월 기업가ㆍ공무원 등이 얽힌 정경유착 사건으로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조사 대상에는 장딩즈(蔣定之) 하이난(海南)성 성장과 쉬진룽(許津榮) 장쑤(江蘇)성 부성장 등이 포함됐다. 왕 회장은 공공부지를 싼 값에 사들여 쇼핑타운 등으로 조성해 거금을 버는 과정에서 이들 고위공무원들에게 현금이나 일정 지분을 뇌물로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된 완다그룹 주주 명부나 주식 양도 과정도 이 같은 정경유착의 고리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같은 해 11월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서방매체들은 시 주석이 왕 회장의 정치적 배경임을 시사하는 보도를 경쟁적으로 쏟아냈고, 포사이스 특파원도 지난해 4월 시 주석의 친누나 치차오차오(齊橋橋)가 완다그룹의 주주라며 연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베이징=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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