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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Lame Duck Watch (임기 말년의 과욕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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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Lame Duck Watch (임기 말년의 과욕 금물)

입력
2016.02.2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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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뚝거리는 오리’는 글자 그대로 lame duck이다. 그런데 그러한 오리를 지켜본다는 lame duck watch 표현은 묘한 의미가 있다. ‘임기 말년의 무력한 지도자’를 일컫는 lame duck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말년에 규제 완화를 하거나 이권 결탁을 무더기로 하여 주어진 권력을 슬며시 남용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목이 기사로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임기 말년의 무력한 지도자가 ‘용기 있게 일을 벌이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위험하고 수상쩍게 보인다.

절름발이의 오리가 ‘말년에 힘을 잃은 지도자’를 비유하는 것이라면 왜 우리는 sitting duck이나 sinking duck, wingless duck, crippled goose, feeble swan 식으로 말하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날개가 없든 물속으로 가라앉든, 혹은 불구의 거위나 허약해진 백조로도 비유할 수 있는데 ‘절름발이의 오리’가 정치 영역에서 쓰이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 말이 본래 정치에서 생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Lame duck은 130여년 전 영국에서 ‘주식에서 돈을 잃어 힘을 쓰지 못하는 사람’을 빗댄 말이었으니 돈을 모두 잃어 주식에 투자할 여력도 기운도 없었을 것이다. 그 뒤로 미국에 전해진 이 말은 주로 관직이나 힘 있는 고위 관리에 자주 인용되기 시작했다. 임기 말년의 의원들을 심하게는 ‘dead duck’라고 비유되었는데 죽은 오리이므로 쓸모가 없다거나 사냥할 값어치도 없을 것이다. 그 뒤 파생된 duck과 관련된 어구가 좋은 의미에 응용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1930년 미국의 헌법 수정 제 20조항이 제정된 뒤에 대통령이나 의원 중에서 11월 선거에서 패배한 사람일지라도 다음 해 초까지 임기는 지속되었다. 비록 이들이 공무를 수행할 수는 있었지만 실제로 힘을 발휘하기가 어려웠고 그래서 언론에서는 이 수정 법안을 ‘Lame Duck Amendment’라고 불렀다. 이보다 앞서서 lame duck이 쓰인 기록을 보면 1863년 30대 대통령이었던 Calvin Coolidge에게 쓰였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주식 실패자’라는 의미로 시작된 말이 미국에서는 대통령에게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예외적인 경우가 외교관들이었다. 이들은 떠나는 대통령이나 의원들의 도움으로 고위 외교관직에 임명되어 정권이 바뀌어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는데 외교는 연속성이 중시되기 때문이었다. 한편 Duck이 불명예스럽게 인간 정치사에 비유된 뒤 관련 파생어가 등장했는데 그 중 하나는 sitting duck이며 앉아 있는 오리는 ‘an easy mark’(만만한 사람)의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사냥꾼에게 앉아 있는 오리야말로 맞추기 쉬운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만만한 사람’을 곧잘 ‘It’s a sitting duck’ 라고 부른다. 오리의 나는 속도가 시속 60~70마일 즉 시속 100㎞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앉아 있는 오리는 확실히 식은 죽 먹기다. 그나저나 정치 후진국에서는 힘 빠진 권력자들이 일을 벌일까봐 lame duck watch가 더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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