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직원 박모(45)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중구 회현지하상가를 지나려다 제지 당했다. 영화제작사 용필름이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촬영하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내가 내 길을 간다는데 왜 막느냐. 누구 허락을 받고 찍냐”며 고성을 지르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 영화촬영을 못하게 방해했고, 결국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재판에서 “영화촬영이 허가 받은 게 아니어서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김민정 판사는 그러나 박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업무가 타인의 위법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고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을 정도의 반사회성을 띠지 않는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일정이 지연돼 애초에 촬영 허가를 받은 날짜(2014년 11~12월)를 벗어났지만 김 판사는 “상가로부터도 협조를 얻은 것으로 보여 영화촬영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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