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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의 카블렌딩] 우리도 엠블럼에 이야기를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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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의 카블렌딩] 우리도 엠블럼에 이야기를 담자

입력
2016.02.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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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물에는 이미지에 걸맞은 이름과 상징이 붙는다. 회사를 설립할 때도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상호와 로고다. 이렇게 하는 것은 상호와 로고가 의미를 뛰어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처음 느낌이 오랫동안 각인될 수 있도록 하는 특성이 있어서다. 특히 자동차의 엠블럼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첫 눈에 읽어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그래서 엠블럼의 이미지는 창업주의 심오한 철학이 깃든 감성이나 정체성을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126년 전 다임러가 아내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에 '언젠가는 이 별이 우리 공장 위에 찬란하게 솟을 것'이라며 엠블럼과 다짐을 함께 담았다. 벤츠의 엠블럼인 원형 속 삼각 꼭지별의 의미는 품격ㆍ부ㆍ신뢰를 상징한다. 그리고 이것은 하늘과 바다와 육지에서 '안전을 우선시하는 생명존중'과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다임러의 정신이 되어 공장을 넘어 세계를 찬란하게 비추고 있다. 지금도 벤츠가 프리미엄 명차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것은 엠블럼에 심어놓은 창업주의 철학이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귀족의 명차로 상징되는 롤스로이스는 엠블럼에 담긴 스토리가 감성적이다. 귀족 가문의 청년과 평범한 비서는 가문의 반대가 심해지자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헤어졌다. 그래서 이 청년은 진실한 사랑을 증표로 남기기 위해 조각가인 친구에게 부탁해서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을 담은 자동차의 엠블럼을 만들고 자신의 롤스로이스에 부착했다. 그 후, 이 안타까운 러브스토리가 알려지자 같은 모양의 엠블럼 주문이 잇따르게 되었고, 그리스 신화의 니케를 형상화한 '환희의 여신'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는 엠블럼에 담긴 스토리의 힘이다.

이렇듯 자동차의 엠블럼은 창업 동기와 기업의 철학을 담기도 하고 인물 이야기나 역사적 상징을 대변하기도 한다. BMW는 항공기 엔진회사라 프로펠러를 상징하고, 람보르기니는 창업주의 별자리가 황소자리라 황소를 상징한다. 자동차마다 엠블럼에 부여하는 의미는 제각각이지만 이미지를 일체화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부각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유일한 토종브랜드 현대ㆍ기아차는 영문 이니셜을 엠블럼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 기아차가 대한민국 대표 프리미엄 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엠블럼이 상징하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현대 가(家)만이 담고 있는 독특한 창업 스토리를 넣어도 좋다. 그 예로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을 모티브로 하는 것은 어떨까. 현대 기아차가 세계 5위가 된 배경에는 정주영 회장의 포기할 줄 모르는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바탕에 있다. 이러한 시대적 소명감으로 창업 인물을 엠블럼에 담아 스토리를 만들어 지켜나갈 때 우리만의 브랜드파워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 김홍근은 호서대학교 부교수(창업보육 센터장)이자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자동차부품제조업체 드림텍 대표이사다.

한국스포츠경제 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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