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사 채용을 미끼로 기간제 여교사에게 접근한 뒤 성폭행한 급식납품업자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 김경)는 23일 강간ㆍ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황모(50)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A급식납품업체 대표인 황씨는 2013년 12월 경기 남양주시 소재 한 사찰에서 봉사활동 중 지인 소개로 기간제교사인 정모(34ㆍ여)씨를 알게 됐다. 황씨는 정씨에게 “친분이 있는 B고교 이사장을 통해 정식 교사가 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접근했다.
황씨는 같은 달 30일 B고교 이사장과 함께 정씨를 일식집으로 불러내 식사를 한 뒤 인근 노래주점으로 이동해 양주를 마셨다. 그러나 정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서울 노원구의 한 모텔로 데려가 강제로 추행하고 성폭행했다.
황씨는 이후 정씨에게 6차례에 걸쳐 “미안하다. 정교사를 시켜주겠다”고 꾸준히 연락했다. 정씨는 황씨가 자신의 정교사 임용을 방해할 것을 우려해 고소하지 않았지만 성폭행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되자 정씨 어머니가 황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재판부는 “항거 불능 상태에서 정씨를 간음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오히려 피해자가 취업 청탁을 하려다 실패해 자신을 성폭행범으로 몰았다고 주장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황씨가 과거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향후 황씨의 신원, 직업 등이 공개되는 효과 등을 고려해 형 집행을 유예했다”고 밝혔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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